[트렌드] '패션전문점' .. "튀는 신세대 차별화로 끈다"

패션전문점에 차별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의류 안경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층별로 세분화한 매장이 등장하고 고객을끌어들이기 위해 디스코텍이나 재즈바를 설치한 점포도 선을 보였다.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천카페를 개설하거나 영화상영 패션쇼등과 같은 이벤트를 여는 전문점도 생겨났다. 패션전문점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며 매장을 색다르게 꾸미는 것은 평범해서는 주고객인 "튀는" 신세대를 끌어들일 수없다는 판단 때문. 패션전문점은 성격상 차별화를 생명으로 한다. "온갖 상품을 다 갖춰놓고 손님을 유혹하는 백화점과 가격을 무기로 손님을부르는 할인점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뭔가 다른게 있어야 하는데다 패션전문점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져 차별화바람은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패션전문점은 대체로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서울의 명동 압구정동 청담동에 이어 부산 대구등 지방대도시 번화가로 확산된 이들 전문점은 재고상품과 저가판매를 특성으로한 할인형 고가의해외 유명브랜드상품을 취급하는 고급형 의류는 물론 잡화 액세서리 음반 인테리어소품 등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춘 종합형 특정 브랜드만을 파는전문형 등으로 구분할수 있다. 유통업계에선 명동 일대에서 볼수있는 유투존 V-익스체인지 막스앤스펜서 메트로미도파, 압구정동 청담동일대에서 눈에 띄는 조르지오아르마니 캘빈클라인매장, 의류업체들이 운영하는 이코레즈 워너비 프라이비트 등을 모두 패션전문점이라고 부른다. 의류업체 나산이 지난해 10월 첫 점포를 연 "이코레즈"는 할인형 패션전문점의 선두 주자이다. 현재 서울 종로5가와 구의동, 울산 다운동, 서대전 등 4곳에 점포가 개설돼 있다. 이코레즈는 우선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는 전문점이다. 때문에 철이 지난 이월상품은 물론 신상품까지 값을 깎아 판다. 할인폭은 신상품이 30~40%, 이월상품은 70%에 달한다. 지순희 이코레즈 종로영업소장은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 하루 1천여명의 고객이 다녀간다"며 "남녀정장 캐주얼 내의류 등 40여개 유명 브랜드상품을 싸게 살수 있는 점과 백화점수준의 서비스가 이 점포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나산은 이밖에 워너비란 이름으로 종합형 패션전문점도 냈다. 워너비는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사이버세대를 겨냥, 영화 음악 스포츠등 감각적인 환경을 매장에 접목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들어 워너비 마산점 지하 2, 3층은 디스코텍과 재즈바, 6층은 팔레트식당, 7층 게임천국, 8층 팝레스토랑 등이 들어서있다. 쇼핑과 문화공간이 합쳐진 셈이다. 워너비와 같은 종합형 패션전문점은 명동 일대에 10여개가 진을 치고 있다. 일명 멀티숍이라 불리는 종합형 전문점들은 한때 상권몰락의 위기를 맞았던명동에 신세대들을 불러모으는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엘칸토가 운영하는 V-익스체인지는 층별로 컨셉트를 세분화, 의류를 중심으로 안경 액세서리 인테리어소품 화장품 보디용품 등 튀는 상품들을 한데모아 10~20대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특히 5층의 팔레트식당은 젊은이들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흡입기 구실을 하고 있다. 2백여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코인으로 사게끔 돼있어 먹는 즐거움과 함께 결제방식의 재미가 배가된다. 야외테라스를 스페인풍으로 꾸며 노천카페처럼 만든 것도 고객취향을 고려한아이디어.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유투존과 미도파백화점이 운영하는 메트로미도파도영화상영 미술품전시 패션쇼 등 번뜩이는 이벤트행사로 신세대들의 사랑을 받는 종합형 전문점으로 꼽힌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클라인매장 등은 유명 브랜드만 취급하는 고급형 전문점의 대표격.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이들 전문점에선 옷값만해도 2백만원 가까이되는 최고급 패션브랜드만 판매한다. 이에 따라 점포위치도 압구정동 청담동 등 고소득층 패션리더층이 몰리는 곳에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개점한 트리니티 전문점은 자체상표(PB) 상품을 키우기 위한목적으로 만든 매장.전문형으로 분류된다. 김승영 신세계백화점 PB사업부장은 "전문점을 통한 PB 인지도 제고는 시장개방시대에 상품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외국계 전문형 매장은 막스앤스펜서가 독보적이다. 대성그룹 창업주의 2세인 김성주 D&S 사장이 도입한 막스앤 스펜서는 압구정동과 명동 2곳에 점포를 갖추고 있다. 중가품 위주의 가격전략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차츰 뿌리를 내리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