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EMU 앞둔 유럽 '장밋빛 M&A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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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특약 독점전재 ] 지난 13일 월요일은 유럽 경제사에 "머저(합병) 먼데이"로 기록될 것이다. 유럽 대기업들의 인수 합병(M&A)계획이 6건이나 발표된 날이어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유럽에 또다시 M&A붐을 가져올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는 99년 유럽통화통합(EMU)이 출범되면 사업기회가 자국국경을 넘어서 유럽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란 비전을 수용한 결과이다. 또 그동안 추진된 M&A가 전반적으로 관련 기업의 수익을 향상시켰다는 점도 합병붐의 재연에 한몫을 하고 있다. 국제투자은행인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 최대규모의 M&A를 단행한 30개 기업들은 합병 3년후 수익률이 관련시장 평균치보다 21% 높았던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상위 8개기업중 7개사의 가치도 합병이전보다 상승했다. 따라서 "머저 먼데이"는 기업합병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상당히 반영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6건의 M&A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합병건은 제각기 성격이 다르지만 동종업계에서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안고있다. 구태의연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6개의 합병건중 일부는 급조된 기회주의적 성격이 짙지만 나머지는 오랜기간 주도면밀하게 협상을 추진해 온 결실이다. 합병의 주목표도 "비용절감"과 "새시장개척"으로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리드엘제비아출판사(영국과 네덜란드합작사)와 월터스크루버(독일과 네덜란드합작사)=합병규모는 2백억파운드(3백20억달러). 이번 합병으로 엘제비아는 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전문가집단용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월터스크루버는 독일과 베네룩스3국 최대 출판사로서의 위상을 전유럽으로확대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스위스 취리히보험과 영국 BAT=담배 및 금융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BAT그룹이 자사의 금융서비스부문을 분리해 스위스 최대보험회사인 취리히보험과 합병하려는 계획. 합병규모 2백30억파운드로 유럽 2위의 보험사업자로 부상하게 된다. 양사는 중복업무통합에 따른 비용절감과 함께 EMU출범에 따른 시장선점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 시멘트제조업체 라파지와 영국 건자재회사 레드랜드=라파지가 레드랜드에 적대적 인수(17억파운드)를 전격 제의했다. 사업영역을 넓혀 시장점유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라파지는 자사가 생산하지 않는 지붕타일의 생산메이커인 레드랜드를 인수,시멘트 뿐 아니라 건자재설비까지 갖춘다는 야심이다. 스웨덴 보르드반켄과 핀란드 메리타은행=유럽 소매금융사업자간에 시도된첫 합병사례. 합병규모는 1백6억달러. 양사는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5%선으로 높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탈리아 제네랄리와 프랑스 AGF=이탈리아 최대 보험사인 제네랄리가 프랑스3위 보험업체 AGF에 대해 적대적인 공개매수를 제의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프랑스시장의 점유확대는 물론 유럽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영국 양조및 식품업체인 기네스와 그랜드메트로폴리탄=주식교환방식으로합병, 세계최대 양조업체를 신설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