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클리닉] '고장을 두려워말라'..문제해결 통해 실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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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혼수를 찾는 예비부부들의 리스트에 가전제품과 함께 컴퓨터도 우선순위에 포함된다. 전기를 쓰는 제품의 기계적 특성상 컴퓨터도 물론 가전이라 할 수 있지만 엄격히 말해 가전제품과 컴퓨터는 구조가 틀리다. 폐기하기까지 단 한번도 그 속을 들여다 볼 일이 없는 텔레비전 냉장고 등과 컴퓨터의 차이를 개념으로 표현한다면 폐쇄와 개방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는 속을 열고 무엇인가를 바꾸고 추가하고 내용을 집어넣고 할 수 있는 오픈된 제품이란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개념 또한 가전제품과 컴퓨터의 경우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제품이 고장나 돌아가지 않는 경우 가전제품은 하드웨어를 손보아주면 된다. 애프터서비스 요원이 그 증세에 따라 매뉴얼대로 그 부위를 고치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상황은 종료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지닌 컴퓨터는 하드웨어만의 고장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사람과 비슷해서 육신(하드웨어)이 건강해도 마음(소프트웨어)이 병들면 정상이 아닌 것과 다름 없다. DOS의 불편함을 벗어나게 한 윈도95와 멀티미디어 시대의 시작은 한편으로는 멀티 트러블의 시대로 접어들게 해주었다. 고장의 80%이상이 윈도95에 기반한 소프트웨어의 엉킴과 충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각종 주변기기의 설치로 윈도95와의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하드웨어와는 달리 자가진단 및 복구가 가능하다. 컴퓨터의 건강한 사용을 위한 원론적인 처방은 우선 정품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들 수 있다. 또한 컴퓨터에 새로운 주변기기를 설치하고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시도하면서 애프터서비스도 받아보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이것저것 해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생긴 문제를 극복하다보면 어느새 본인의 컴퓨터 실력이 자라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