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정부 대책마련 "우왕좌왕"

원.달러환율의 급등이 주식및 자금시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가 홍콩증시의 주가폭락이 국내 주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등 금융시장이 안팎의 초대형 악재로 빈사직전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업의 해외차입마져 대부분 봉쇄될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한데도 재정경제원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가폭락및 환율 급등사태가 지속되면서 재경원 내부에서 관련담당자간의 책임전가및 이에따른 마찰도 빚어지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지난해말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금융시장의 무리하게 조기개방한 결과 외국인자금의 향배및 해외주식시장의영향을 더욱 받게 됐다며 OECD 조기 가입파를 비난하고 있다. 일부 증권관련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며칠째 연속상승함으로써 불암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럴바에야 다소간의 충격이 오더라도 원화가치의 전면실세화를 통해 원화가치의 추가하락 우려감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외환관계자들은 외환시장의 기초도 모르는 무식한 이야기라며 이제 오를만큼 상승한만큼 곧 안정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환율의 안정이 현사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재경원관계자간에 큰 차이가 없다. 국내 증시에 남아있는 외국인자금의 추가이탈을 방지하고 일본자금의 유치,내달 3일 주식시장의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를 위해서는 원화가치가 하루빨리 안정되어야 한다는 동감하고 있다. 재경원은 내부적으로 환율마지노선을 9백40원~9백50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한편 정부는 원.달러환율이 적정한 수준까지 인상된 것으로 보고, 더이상의추가상승은 용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따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투기적인 달러화 매입사태가 재발할 경우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막기위해 달러화 매도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재경원관계자는 "올들어 자국통화가치가 9.6% 절하된 대만에 비해 원화가치는 지난 96년초이후 현재까지 약 18% 떨어진 만큼 추가하락은 외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수 있다"며 "일부 외환딜러들이 추가상승을 기대, 달러화매입에나서더라도 더이상 이득을 챙길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외금융기관에 맡겨 놓은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이상이며 국내금융기관에 예치한 외환예탁금이 2백7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데다 이달중 약 50억달러의 외자가 도입될 것인 만큼 외환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원화의 추가적인 절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만큼 필요할경우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