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사법고시합격자도 '취업전쟁'.."미래보장"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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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 합격자들 사이에 취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법고시만 합격하면 화려한 미래가 보장된다던 얘기는 이미 옛말. 사법연수원은 이제 사법고시보다 힘든 "취업고시"의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연수원생 수는 매년 증가하는데 판.검사 보직수는 그대로여서 일자리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연수원 1년차인 28기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절반이상이 보직을 받지 못할 전망이어서 위기의식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28기 연수생은 27기보다 무려 2백명이 많은 5백여명. 반면 이들에게 주어질 판.검사 보직은 많아야 2백30개. 최소 2백70명은 "취업실패"를 딛고 스스로 직장을 찾아나서야 한다. 현직에 임용되지 못한 연수생들은 변호사법인(로펌)이나 합동법률사무소 취업을 놓고 다시 한번 경쟁을 벌여야 할판이다. 로펌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일선 변호사로 독립할 경우 사건수임 자체가 힘들고 수임료도 낮아 생활고를 겪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치러질 연말시험은 판.검사직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승부처. 이들의 시험준비는 눈물겨울 정도다. 몇년전만해도 농담과 웃음으로 시끌벅적했던 법원내 2년차 사법연수원생실에는 당번생 한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하루종일 한명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이 사법고시 준비시절에 다니던 고시원이나 도서관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사법연수원 1년차들 사이에서 "변호사직역 준비위원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절반 이상의 연수생이 변호사직으로 나가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미리부터 변호사 준비를 하자는 취지에서 이 모임은 출범했다. 이들은 출범취지문을 통해 "사법연수원 교육이 판.검사 양성프로그램 위주로 짜여있고 변호사 직장에 대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취업정보"를 교류하고 변호사직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모임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사법고시 합격자수를 1천명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시합격자들의 취업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