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65) 첫 경험 스코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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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골프장에 나가면 스코어는 어느정도가 나올까. 소위 "머리를 얹을 때"의 얘기다. 보통은 "1백20타를 쳤느니 1백30타를 쳤느니"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보다 엄청나게 더 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얼마전 골프기자의 입장에서 그에대한 "실험"을 해보았다. 동반자중 "완전 비기너"가 한명 있었는데 그의 타수를 전부 계산했더니 1백63타가 나왔다. 실제 이 스코어도 아주 "관대히" 처리한 것이다. 진행상의 요인으로 인해 1m 안쪽 거리의 퍼팅은 대부분 "기브"를 주었기 때문. 아마 끝까지 홀아웃을 시켰으면 2백타는 족히 됐을 것이다. 스코어는 골퍼자신이 적은 게 상식이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캐디들이 적는다. 그런데 캐디들이나 골퍼들이나 "더블 파"이상은 그냥 "더블 파"로만 적는게 관례이고 그러다보니 "숨겨진 타수"가 엄청난게 사실이다. 생애 첫 라운드이건 구력 10년째의 라운드이건 "더블 파"이상을 생략하면 최대 스코어가 1백44타에 그친다. 따라서 "철저한 계산"이 아니었다면 "첫 라운드 1백 20타"식의 당신 경험은 전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라운드후 그 "주인공"에게 말했다. "이 스코어카드야 말로 당신이 평생 보관할 가치가 있습니다. 첫경험에서 스코어를 이정도로 제대로 계산한 골퍼는 당신이 유일할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종일 뛰어 다니느라 고생했지만 스코어에 관계없이 당신은 자부심을 가질만 합니다" 글쎄 구력 20년으로도 "진실의 스코어"를 가진 골퍼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