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란] 기업 해외차입 '뚝' 끊겨 .. 금융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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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은행창구에서 달러로 환전하는 고객들은 이날 환전시간대에 따라 달러당 최고 20원가량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이는 은행들이 수시로 환율을 재고시했기 때문인데 외환은행의 경우 영업시작과 함께 매매기준율을 9백36원60전으로 고시했다가 10시15분엔 9백40원,11시50분엔 9백47원, 14시10분엔 9백57원 등으로 바꾸는 소동을 빚었다. 만약 1천달러를 매입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오후엔 오전보다 최고 2만원을 더 들여야했던 셈이다. 은행의 한관계자는 "고객이 달러를 원하는데 안 팔수도 없는 노릇이고 팔자니 조달하는게 힘들고, 요즘 매일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또 환리스크를 의식, 수십만달러는 물론 수만달러의 거래에 대해서도 영업점이 본부의 외환딜러와 의무적으로 협의를 하도록 조치하는등 부산한 모습들. .환율급등은 뭐니해도 국내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환율이 큰 폭의 상승세를 타면서 국내기업들의 해외차입은일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환차손을 우려해 아예 해외신디케이션을 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은 코스트부담를 우려해 주로 헤지를 하지않고 자금을 차입해 왔다"며 "작년말에 리보(런던은행간금리) +0.5%의수준으로 자금을 들여왔다면 현재 국내대출금리보다 더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기업들의 해외자금줄이 막힌데다 특히 동남아 각국들의 외환위기로 국내은행들이 참여하던 프로젝트파이낸싱도 취소되는 사태가 잇달아은행의 국제금융 실무자들은 마치 넋나간 표정. .종금업계는 증권및 외환시장의 폭락사태와 금리의 속등세가 장기화될 경우 전체 금융시스템의 마비를 초래할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 특히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에는 기업부도등 국내 요인은 물론 동남아증시폭락 등 해외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지금으로선 뾰족한 해결책을 찾을수 없다는 반응. 단기차입금을 장기대출로 많이 운용해온 일부 종금사의 외화유동성 사정은 극히 악화되고 있다는 설이 나돌기도. 종금사의 한 이사는 "올들어 급락하고 있는 원화가치가 외환시장과 증권시장의 붕괴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불안과 이로 인한 기업자금난이 가속화될 경우 기업부실화및 부도에 이은 금융시장 마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수 있다"고 우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개입해봐야 시장흐름만 왜곡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어느정도 빠지다가 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설때 부양책을 내놓아야 효과가 있을것"이라며 "인위적인 시장개입보다는 우선 기아사태 해결과 국가신인도제고등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 .보험사들은 "금융시장 안정은 외환부문에 달려있으며 무엇보다 홍콩시장이 안정을 되찾느냐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최근 국내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 자산운용전문가들은 "최근의 금융시장은 외국투자가들이 홍콩시장이 무너지면 동남아 등의 인접국가 시장상황이 나빠질 것이란 예상아래 투자자금을 급격히 회수하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홍콩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겠다고 나선 만큼 외환시장 안정여부를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달말 또는 내달초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 이들은 또 "우리증시만 해도 예전과는 달리 국제적인 동조화추세가 뚜렷해져단순히 시장자체의 자율적 반등을 기대할수 없게 됐다"면서 "국내경제사정도좋지 않기 때문에 자칫 증시침체가 장기화될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우려. 한 관계자는 "증시안정은 외국자본의 이탈현상이 그쳐야 가능하며 이 역시 외환시장의 안정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