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반이'세력] '한뜻 두행보' .. 잔류파

신한국당내 비주류가 DJP연합에 대항해 추진중인 "국민연대추진협의회"가 29일 그 윤곽을 드러냈다. 비주류는 이날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국민연대" 발족모임을 갖고 세를 과시하면서 후보교체를 전제로 한 본격적인 대안마련에 착수했다. 이날 모임에는 권철현 김기재 김길환 김무성 김재천 김철 김학원 김형오박범진 박종웅 원유철 유용태 이상현 이신범 이재오 임인배 조웅규 최욱철한이헌 의원 등 초.재선의원 19명과 비주류측 중진을 대표한 신상우 의원 등모두 20명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박종웅 의원은 모임경과보고에서 "당의 위기상황과 정치적 난국에 대해 고심하면서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오던 과정에서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여권후보단일화를 통한 국민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받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의원은 "현재 입장이 난처한 분이나 중진들은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 오늘 모임엔 불참했지만 앞으로는 민주계 민정계 주류 비주류를떠나 이같은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대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신상우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모임의 성격과좌표를 명확히 제시했다. 신의원은 "이회창 총재가 인기반전을 위해 책략들을 내놓았으나 분란만일으키는 요인이 됐고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면서 "이제 신한국당능력만 갖고는 정권창출이 어렵다는게 전의원들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후보를 교체할 뚜렷한 명분이나 대안이 없는 만큼 대선패배를 감수하고서라도 이총재를 밀어야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가만히 앉아서 야당되기만을 기다릴수는 없다는게 그의 지적이었다. 신의원은 "길은 분명히 있다"면서 "야권이 단일후보를 만들었듯이 여권도 후보를 단일화하면 반드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이총재의 비민주적 당운영행태 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회창 불가론"을 기정사실화했다. 특히 이총재가 반이측의 후보교체론 공론화 시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이날오전 열릴 예정이던 당무회의를 취소시킨 것은 퇴행적 사고에서 비롯된것이라고 성토했다. 신상우 의원이 이날 이한동 대표를 만나 "일도양단하듯 귀찮은 사람은 나가라고 하는 이총재의 방식은 곤란하다"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당이 마비되는 만큼 구당을 위한 비상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은이런 연유에서다. 회의에서 강성기류가 주조를 이룬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있다. 김학원 의원은 "어제 이만섭 고문이 탈당한 것은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라며 "서울 등 다른 지역은 몰라도 PK지역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이헌 이재오 의원 등은 "장고끝에 악수 나온다"며 "이제 속전속결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종웅 의원은 "정치는 명분도 현실도 다 중요하다"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결과 참석자들은 국민연대 추진을 위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울(이상현) 부산(박종웅) 대구(김석원) 인천(이재명) 경북(임인배) 경기(김길환) 강원(최욱철) 경남(김재천) 등 지역별 실무책임자도 선정,앞으로 매일 회의를 열어 구체적 연대방안과 시한 등을 논의키로 했다. 특히 30일엔 김수한 국회의장 신상우 김명윤 서청원 박관용 김정수 의원 등 당잔류파 중진의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