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일부은행 환전 일시 중단도..금융가/일반인 표정

.원.달러환율이 연일 상한가를 치면서 급등세를 타자 은행창구에 때아닌 아줌마부대가 등장하는 진풍경도 생겨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한 최근들어 2~3명으로 무리를 지은 아줌마들이 지점을 찾아와 8천달러 9천달러씩 환전해가고 있다"며 "암달러상인 것같은 느낌은 들지만 달러를 팔지 않을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국환관리규정에 따르면 개인은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제시하고 보유목적으로 2만달러를 환전해갈수 있으며 해외여행 목적으로는 여권으로 1만달러까지 달러를 살수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아줌마부대가 실수요증명을 피하면서 2만달러를 확보할 목적으로 3군데이상의 은행영업점을 들러가며 환전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환시장이 열린지 30여분만에 원.달러환율이 9백64원으로 변동제한폭까지 오르는 사태가 생겨난데 따라 일부 은행들은 아예 일시적으로 환전을 중단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긴급 사내방송을 통해 "환율급등으로 외환시장의 정상적인 거래가어렵다"며 "각 영업점은 모든 외환거래를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환전이 중단된 시간은 대체적으로 5분정도였으나 은행에 따라선 10분까지 되기도 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추세로 환율이 오른다면 내일 모레쯤이면 아마 1달러=1천원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며 우려하는 목소리. .한국은행은 환투기가 극성을 부릴 수도 있다고 판단, 1만달러이상의 고액 달러매입자들로부터 실수요 증빙서류를 제출받도록 은행들에 이날 지시했다. 평소엔 10만달러이상을 거래해야 실수요자 증빙서류를 제출했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는 1만달러 이상을 매입해 간 사람이 그날중에 실제 수요을 증명하는 서류를 은행에 제출하지 못하면 매입했던 달러를 되팔아야 하는 엄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제한조치로 인해 달러가 급히 필요한 일부 중소기업들은 달러를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달러확보에 나서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환율이 가격상승제한폭까지 올라 오전부터 외환매매거래가 중단되자 이날 출국할 예정이었던 해외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환전율 받기 위해 여권외에 별도의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김포기공항내 은행점포 앞에선 정차확인을 위한 사람들의 행렬로북새통을 이루기도. .한편 채권시장 조기개방, 현금차관 도입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되자 금융계는 이들 대책이 당장 효과를 거두기는어려울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 금융계 관계자들은 "지금은 심리적 공황상태이기 때문에 불안심리가 가라앉을때까진 정부의 어떤 대책도 약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며 한결같이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 한 시중은행관계자는 "시장이 불안한 가장 큰 이유는 정책부재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동아시아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데 있다"며 "내달 3일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후 외국인 투자자금이 얼마만큼 들어올지가 관건"이라고 지적. 또다른 은행관계자는 현금차관 허용과 관련, "아무런 제약이 없는 은행들도외화차입이 극히 어려운 상황인데 민간기업들에게 길만 열어준다고 해서 외화가 쉽게 들어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