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외환시장 '대혼란' .. 현찰 한때 1달러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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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의 환율이 사상최고치로 올랐다가 다시 급격하게 떨어져 하루변동푹이사상최대에 달하는등 외환시장이 극심하게 요동치면서 기업은 물론 개인들이 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기업은 수입결제대금을 구하지 못해 수입을 늦추는가 하면 개인들은 해외여행을 연기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장중에 환율을 바꾸어 게시하는 통에 어제 달러를 바꾼 사람들 간에도 달러당 최고 21원이상이나 환율에 차이가 나 항의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의 환율은 매매기준율인 달러당 9백63원10전보다 20원90전 높은 9백84원에 첫거래가 형성된뒤 개장 8분만에 상한선인 달러당 9백84원74전까지 치솟았다. 고객이 달러를 현찰로 살 때의 환율로는 달러당 9백99원47전이나 돼 달러당 1천원에 육박하면서 연3일째 상한선까지 폭등했다. 이후 한국은행 보유외환을 5억달러이상 푸는 등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달러당 9백50원까지 폭락, 이날 변동폭은 사상최대수준인 34원70전(3.6%)에달했다. 31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은 9백65원10전으로 전일보다 2원 올랐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락을 보이자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등 대부분 은행들은 대고객 환율을 최고 네차례까지 재고시하는 소동을 벌였다. 한일은행과 외환은행등은 이날 오전 10시경 고객에게 달러화를 팔때 적용하는 현찰매도율을 달러당 9백99원47전까지 고시했다가 오전 11시30분에는 9백77원57전으로 재고시, 고객들은 환전시점에 따라 달러당 최고 21원90전까지 손해를 봐야 했다. 특히 선적서류나 여권등 실수요거래증빙서류를 첨부하지 않는 고객에겐 환전을 아예 거부, 수입결제자금이 필요한 기업과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기업들은 선적서류 인수통지서등 실수요증빙서류와 거주자외화예금잔액 부재증명서를 제때 만들지 못해 달러화구하기에 실패, 수입을 아예 늦추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개인들도 일부 은행에서 여권은 물론 비행기표나 출장명령서까지 요구하자 여행사에 달려가 긴급히 비행기표를 찾아오는 소동을 벌였다. 이에따라 김포공항환전소에는 환전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비행기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연기하거나 해외송금을 포기하기도 했다. 은행관계자들은 "거래기업에 수입자금을 공급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인들에게는 1천달러미만의 소액을 제외하곤 환전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을 가기위해 김포공항에 나가있던 한 시민은 "비행기 표가 있어야 달러를 바꾸어 주던 시대가 언젠데 다시 이런 일이 생기느냐"며 "환전소에 달러가 모자란다고 해 원하는 만큼 환전을 하지 못했다"고 불평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