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I면톱] 연기금 이용 증시안정 '실현성 의문'

연기금이 정부의 의도대로 주식을 매입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기금의 주식투자확대를 통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대책은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란게 중론이다. 재정경제원이 "대책발표" 이외의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내리지 않고 있는데다주식투자 잘못으로 국회로부터 혼이 났던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할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연기금중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투자를 전혀 할수 없는 처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재경원장관이 위원장인 기금운영위원회에서 올해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정했기 때문에 이를 바꾸지 않는한 주식을 한주도 매입할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정부로부터 주식투자규모를 늘리라는 지침을 받은바 없다"며 "연말이가까워져 재정공공자금용으로 지원할 돈밖에 없어 주식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총무처 산하의 공무원연금은 주식을 매입할 여력이 다소 있으나 정부로부터주식매수와 관련된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식운용담당 주병기과장은 "지난해11월 재경원관계자의 전화요청으로 2백여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다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혼이 났다"며 "정부에서 공문으로 주식매수확대를 지시할 경우에만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사학연금 교원공제연금 지방행정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들도 상부지시가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주식매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연기금의 주식매입확대 유도가 구체적인 지침으로 뒷받침되지 않는한 주식시장부양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백승엽 법인영업부장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늘리려면 보유채권비중을 축소하거나 재정지원분을 줄여야하는데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가없다"며 "연기금의 상부단체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주식매수자금이 실제로유입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