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업체 '호황' .. 빚더미 중소기업인 신변보호요청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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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업체가 "부도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신변보호 전문업체는 일손이 달릴 지경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는 최근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빚쟁이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인이 늘어나면서 신변안전을 위해 전문경호업체를 찾는 발길이 늘었기 때문. 지난해 경호업체당 월 5~6건에 불과하던 개인경호 의뢰건수가 올들어서는 30건에 이를 정도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변보호 전문업체인 충용경호기획의 경우 불황이 시작된 작년초반의 월평균 의뢰건수(5건 정도)가 이제는 일주일 동안에 몰려들고 있다. 입산보호시스템도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프리랜서를 50명이나 늘려 운영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하루 평균 부도기업수는 50여개. 어느날 갑자기 경제범이라는 멍에를 뒤집어 쓴 기업인에게는 해결사라는 이름의 위협이 상존하게 마련이다. 이들은 빚을 빨리 갚으라는 협박과 함께 회사나 집안을 뒤흔들어 놓기 일쑤다. 이 경우 해결사들과 이들에게 시달리는 중소기업 사장들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으로 활약하는게 경호요원들이다. 신변경호 계약을 맺는데는 월 2백70만원에서 4백만원까지 비용이 든다. 경호비가 이처럼 고가인데도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부도의 뒷끝이 험하고 고통스럽다는 반증은 아닐까.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