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인삼공사, 해태음료 인수추진

공기업인 담배인삼공사가 해태음료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인 담배인삼공사는 담배사업이 점차 사양화되고 있는데다 앞으로 민영화되면 새로운 수익기반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음료사업과 제약사업으로 업무를 다각화하기로 하고 해태음료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인삼공사는 조만간 해태음료의 자산실사를 대행할 외부컨설팅회사를 선정하는 한편 상아제약등 제약회사의 인수도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인삼공사 홍삼본부관계자는 "홍삼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3%가량에 불과하지만 홍삼관련제품의 독점적 제조노하우를 바탕으로 음료와 제약사업에 뛰어들 경우 다각화에 따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또 대기업그룹의 잇단 부도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어 정부투자기관의 민간기업 인수가 경제난해소에 도움이될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인수가격과 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성사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해태측은 부채3천억원을 안고 별도로 4천억원선을 제시하고 있으나 인삼공사측은 실사이후에나 가격이 결정될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시기에 대해서는 인삼공사는 12월초에 공채출신 신임사장이 부임한 이후에 최종의사결정을 할수있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 구성될 이사회의 승인과 주주인 정부측의 양해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해태측은 가능한한 조기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해태그룹은 자구계획에 따라 연말까지 3천1백69억원을 마련해야 정상화의 기반이 마련될수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의는 한번철회한 뒤에 재신청이 불가능해 연말까지 해태음료가 팔리지 않을 경우에는 자금마련을 위해 그룹전체가 헤어날수 없는 위기에 처하기 때문에 다급한 실정이다. 이경우 현재 인수의사를 타진한 LG등 다른기업에 먼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더구나 인삼공사가 사장이 공석이라는 문제외에 "느림보 의사결정"을 할수 밖에 없는 공기업임을 감안하면 해태가 희망하는대로 스피드를 낼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것 같다. 해태음료는 지난해 매출 4천5백48억원에 순익 3백11억원을 낸 우량기업이다. 최근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갈아만든배"의 경우 없어서 못팔 정도로 제품개발력이 뛰어난 기업이다. 인삼공사가 의사결정을 빨리 하지못하면 LG를 비롯한 다른 기업이 선수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