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금융실명제 전면 유보" .. 전경련회장단 촉구

재계가 금융실명제의 전면 유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장단회의를 갖고 "예금주 비밀보장에 대한 관행이 성숙될 때까지" 금융실명제 실시를 연기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와 함께 장단기 채권시장의 즉시 개방 현금차관의 무조건 허용 한은의 총액대출 한도제 철폐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재계가 문민정부의 최대 개혁성과로 꼽히는 금융실명제의 유보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36%가 넘던 민간저축률이 지난해 23.7%로 떨어졌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적자 규모가 확대돼 환율이 급등하게 된 것"이라며 "금융실명제 유보는 수렁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는 즉효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부회장은 또 현재 묶여있는 지하자금이 30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제, "금융실명제 유보로 자금시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기업이 살아나고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도 급속히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 회장단은 이밖에 한은특융을 통한 종금사 지원부실채권 정리기금 10조원으로 확충 대기업에 대한 무역금융의 한시적 부활 환율의 자율변동 제약요인 제거 기업해외자금조달 규제 철폐 정부의 신용보증기금 출연 1조원 규모로 확대 재정의 어음보험기금출연 확대 구조조정특별법 제정 노동유연성 제고를 위한 한시조치 시행 공정거래법상 출자총액제한 해소시한의 연기 3년간 임금동결 및 무분규 운동 전개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과제를 채택,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종현회장을 비롯 김석준 쌍용 박용오 두산 조석래 효성 박정구 금호 장치혁 고합그룹회장 등과 김각중 경방 강신호 동아제약회장,조양호 한진그룹부회장 손부회장 등 회장단 10명이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