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대선 개표방송 준비 '물밑경쟁' .. 방송3사

방송3사의 개표방송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개표방송의 핵심은 "신속 정확 다양". 방송3사는 이를 위해 최첨단 장비를 앞다퉈 도입하는 등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사의 경쟁은 3백3곳의 개표소에서부터 시작된다. 속속 변하는 결과를 얼마나 빨리 전하느냐가 채널고정의 제1요건인 때문. KBS는 개표소와 전용회선망을 연결하고 최첨단 개인정보 단말기(PDA)를 활용할 방침. MBC는 서울의 경우 노트북을 활용하고 지방은 직통전화를 사용할 예정이다. SBS는 직통전화만을 이용할 계획. 선거방송 승부의 또다른 관건은 보다 빠른 결과 예측. KBS는 인공지능신경망 컴퓨터를 선거에 처음 도입한다. 개표상황, 당일까지 지속할 투표자조사, 과거 선거자료 등을 종합해 결과를 예측할 방침이다. 대선방송기획단의 김흥섭 차장은 "개표상황 5~6% 정도에서 예측보도 준비상황에 돌입하고 보도본부장 외부통계학자 등으로 구성된 상황판단위원회에서 최종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오후 6시 여론조사 결과발표는 물론 실제 투표결과 발표까지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 "윈윈 시스템"이라고 명명한 예측시스템을 활용, 개표상황 3~5%때부터 예측결과를 내보낼 예정이다. 선거방송기획단 정흥보 차장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BS는 지난 총선때의 상황으로 볼 때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개표율 2%에 이르면 결과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선결과는 "만에 하나 잘못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MBC와 SBS 역시 상황판단위원회를 가동한다. 개표방송의 마지막 경쟁은 스튜디오에서 이뤄진다. 방송3사는 지난해 총선때 처음 시도했던 "가상스튜디오"를 한층 높은 차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상스튜디오란 실제상황과 가상배경을 고성능컴퓨터로 합성해 마치 앵커가 공간을 이동하며 보도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첨단기법. KBS는 자체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한 "드림세트"를 통해 3차원의 입체화면을 보여준다. 또한 개표상황 그래픽화면은 기존의 "프리즘 플러스"의 화질을 업그레이드시켜 사용한다. MBC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포항공대팀과 자사 기술연구부가 함께 개발한 가상스튜디오 시스템 "이미지 박스"를 쓴다. 다양한 그래픽화면을 위해 기존의 "매직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킨 "슈퍼 매직시스템"을 준비하고 미국 NBC가 대선보도에 활용한 영상표출장비"카이론"도 새롭게 도입했다. SBS는 "사이버 스튜디오"를 활용한다. 지난해 총선때 사용한 이스라엘 RT사의 제품을 보완한 것. 또 여의도 본사옆 국민일보 신축건물 로비에 선거전용 대형스튜디오를 마련한다. 각종 첨단장비가 동원돼 신속한 결과보도와 함께 화면경쟁 또한 뜨거울 3사의 개표방송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