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발목잡힐라" .. 금융개혁법안 둘러싼 재경위 이모저모

.신한국당과 민주당의원들은 오후 2시 회의를 속개, 법안처리여부를 논의키로 했으나 신한국당이 노동법사태 재연을 우려하며 우선 급한 예금자보호법 등 4개법안의 분리처리쪽으로 급선회. 신한국당은 이날 63빌딩에서 이회창 민주당 조순총재, 이상득 재경위원장,선대위본부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오찬을 겸한 고위대책회의에서 은행감독원을 한국은행으로부터 분리하고 은감원 보감원 증감원 등 원장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으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 야당에 전격 제시. 그러나 야당측은 금융감독위원회설립, 은감원분리 등 정부원안의 골격이 유지되는 법안에 대해서는 협조할 수 없다며 일언지하에 거부. 이에따라 목요상 원내총무 이해구 정책위의장 장영달 예결위원장 이강두의원 등은 오후 3시께 국회운영위원장실에 별도 대책회의를 갖고 금융감독기구통합법 등을 민감한 법안을 제외한 4개 법안의 처리방안을 마련,국민회의 박상천총무에게 제안해 양해를 구했다는 것. 아무튼 이날 양측의 합의는 대선을 앞두고 파국을 피하기 위해 일괄처리를 주장한 정부.신한국당과 11개법안의 분리처리를 주장한 두 야당이 정치적 절충을 통해 편하게 가는 길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 .신한국당측은 재경위를 밤 9시에 속개키로 하고 고건 국무총리 이상득위원장 차수명 의원 등을 중심으로 두 야당에 대한 설득에 나섰으나 헛걸음. 이들은 금융감독원설립을 백지화하고 한국은행에서 은행감독원을 분리하며금융감독위 산하에 각 감독원을 존속시키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국민회의김원길 정세균 의원 등은 은감원분리에 극구 반대. 이에따라 이위원장은 18일 오전 11시 전체회의를 열어 우선 국민회의가반대하지 않고 있는 예금자보호법 등 4개법안을 합의처리하고 나머지 법안에대해서는 계속 절충키로 결정. .신한국당 민주당의원들과 강경식부총리는 오전 11시20분께 전체회의장에차례로 입장해 대기. 재경위소속의원 30명 가운데 신한국당에서 이상득위원장을 비롯 이응선 이웅희 이명박 차수명 노승우 김재천 김정수 김인영 나오연 박명환 서정화장영철 이상현, 민주당에서 제정구 이중재의원 등 모두 16명이 출석. 국민신당의 한이헌의원은 이날도 당무를 이유로 불참했고 자민련 경제기획원출신의 박종근의원은 "친정집"과 당론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인 듯 자리를 잠시 지키기도. 그러나 이위원장이 전화통화를 이유로 자리를 떠 12시께 개회. .이위원장은 자리를 정돈하기전 "회의를 비밀리에 하는 것도 아닌데 방청하는 사람들 막지 마라"고 국회관계자들에게 요구. 이위원장은 이어 성원을 선언하고 한국은행법 등 13개 금융개혁법안을 상정, 소위심사보고까지 진행. 12시20분께 보고가 끝나자 이위원장은 "오늘 찬반토론을 하기로 했으나 불행히도 야당의원들이 불참해 오후 2시에 속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반대의견을 공식적으로 듣자"며 정회를 선포하려고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 .민주당 제정구의원은 첫번째 의사진행발언자로 나서 감독기관측의 이견이라며 법목적조항중 "보험가입자"삽입 감독위원장의 지위와 관련,장관 또는 국무위원급 명문화 고용관계승계와 관련한 시점의 "시행당시"에서 "공포당시"로의 변경 설립위원회구성권자의 변경 등에 대한 검토를 요구. 이어 나오연의원은 재경원의 공룡화우려 등을 감안, 금융감독원의 소속을 정부원안대로 재경원에서 총리실로 변경하자고 제의. 민주당 이중재의원은 대선전략의 일환으로 법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는 야당을 강하게 비난한뒤 위원장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촉구했고 김재천의원은 "국민들이 심판한다"며 의원들의 소신을 강조.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