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다자간 뇌물방지협상' "정당도 적용" 막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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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도 뇌물공여 금지대상에 포함될 것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8일 "뇌물방지협상" 3차회의를 개최, 협약체결의 막바지 절충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회의의 최대쟁점으로 정당에제공한 뇌물의 협약적용 여부가 부각되고 있다. 이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은 정당을 배제할 경우 협약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예외없이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등 나머지 회원국들은 자국 헌법과 어긋날 소지가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미국이 정당을 포함시킬 것을 고집하는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즉 미국법에는 이미 정당도 뇌물공여 금지대상에 포함시켜 놓았기 때문에 이번 다자간 협약이 정당을 예외로 할 경우 미국법의 적용을 받는 자국기업들만 불리해진다는게 미국측 판단이다. 미국측은 특히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얼마든지 기다릴 용의가 있다"며 이문제에 관한 한 이견을 완전히 해소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협상타결 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의 관계자들은 대부분 당초 예정대로 오는 20일까지의 회의기간중 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한 소식통은 "모든 회원국들이 이번주내에 협상을 마무리한다는데동의하고 있다"며 "현재 정당 관계자를 뇌물공여 금지 대상에 부분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이 절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문제외의 주요 협약내용은 이미 대체적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협약은 우선 절차문제와 관련,뇌물행위에 대한 기소권을 뇌물수수와 직접관련이 없는 제3국에도 부여하고 있다. 가령 일본기업이 인도의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데 대해 미국검찰이 기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 기업이 뇌물제공으로 얻은 이익은 전액환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때 이익산정은 뇌물행위를 기소하는 국가의 검찰이 산출하며 환수형태는 미국 영국 등 영미법계통 국가는 벌금, 한국 일본 등 대륙법계통 국가는 과징금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협약의 주요 골자가 이미 윤곽이 잡혀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회의에서 남은 쟁점만 타결되면 "부패라운드"라고도 불리는 뇌물방지협약 체결은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일정으로는 다음달 17일 회원국간 서명식을 갖고 내년 한해동안 회원국별로 법개정 등 국내절차를 밟은 후 99년1월1일부터 발효한다는게 OECD의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