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소식] 유전자검사로 '병' 진단 .. 치료방법개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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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유전자에 의한 유전이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의 외신을 종합하면 노인성황반변성 (망막의 정중앙인 황반이 노령으로 퇴화)을 유발하는 ABCR변이 유전자, 늙으면 손발을 떨게 되는 본태성 진전을 유발하는 FET-1유전자,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일으키는 BCHE-K유전자 등이 발견됐다. 유전자검사로 ABCR유전자의 변이가 많이 돼 있으면 이들에게 금연시키고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억제시키며 자외선을 적게 쬐도록 유도하고 항산화비타민을 다량 복용케해 노인성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태성 진전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고 노인의 5~10%에 나타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따라서 진전유발 유전자 발견으로 새로운 치료방법의 개발이 모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유발하는 유전자로 기존 APOE-4유전자외에 BCHE-K유전자가 추가 발견됐다. BCHE-K유전자를 APOE-4유전자와 함께 보유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릴 확률이 30배나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다. 이밖에 시합중 뇌진탕으로 사망한 권투선수를 조사했더니 상당수가 뇌의 충격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된바 있다. 따라서 유전자검사를 통해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복싱을 할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으로 인간 유전자지도가 완성되면 유전성을 띠는 병의 위험성을 수치화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유전자를 갈아끼워 이들 병을 고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에는 약 50년이 필요할 것이라는게 외국 의학계의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