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경제위기 극복위해 용기있는 결단 필요..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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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근 자고 나면 부도, 흑자기업 부도, 적자기업 부도, 부도의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경제는 과연 어디에 와 있는가. 한마디로 한국주식회사 는 지금 부도위기에 처해 있다. 어둡고 참담한 현실속에서 이게 아닌데 하고, 국민들은 걱정을 하고 있건만 정부의 경제책임자는 시장경제론의 과도기 현상 이라고 무책임한 말만 계속했었다.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서서히 침몰하는 우리의 경제현실을 보면서도 무진단, 무처방, 무방비, 무능력, 무책임한 상태로 방관자입장에서 보고만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겠는가. WTO 체제하에 무역 장벽은 무너지고 국경없는 통상으로 인하여 무역수지 적자는 해마다 늘어나 마지막 빗장을 걸고 있는 수입제한품목 0.1%마저도 오는 2001년이 되면 1백% 완전개방으로 무한경쟁시대를 맞게 된다. 늪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경제를 OECD에 가입한 회원국답게, 선진국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정치권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기업가들이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국민들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거 우리 국민들은 헐벗고 굶주림속에서도 수없는 외국침략과 전쟁의 폐허가운데 좌절하지 않고, 한때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제발전을 이루지 않았던가. 가장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경제를 발전시켜온 우리나라를 모델로 삼기 위해 각국에서 경제관료들이 연수차 한국을 방문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지 한심할 뿐이다. 경제의 기적은 절대로 없다. 정부는 경제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이끌어내 재도약하는 기회를 조속히 만들어내야 한다. 월드컵 축구예선에서 우리는 확인했다. ''하면 된다는 것을...'' 목적을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에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우리경제 현실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설득해 우리의 21세기 선진국 도약을 위해 고통의 분담을 함께 나누어 현재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면 반대할 국민은 절대로 없다고 확신한다. 경제 정책은 쇼킹한 뉴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은 국가안보와 관계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정책에 대하여 알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국민에게 수시로 홍보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특히 경제 정책은 물의 흐름과 같이 서서히 흘러가야지 폭풍의 파도가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들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스피드 경영 이란 말이 나오는지, 과거를 뒤돌아보며 반성하면서 자숙해야 한다. 기업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Step By Step식 경영으로 되돌아가야만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 한 알의 신약 이 개발되기까지는 수없는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며 그것이 완제품으로 생산되었다 하더라도 치료용으로 판매될 경우 빨간 글씨로 주의,부작용이라는 단어를 명기하듯이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고 본다. 환자는 죽어가고 있는데 조그마한 부작용 때문에 의사가 처방을 거부하여 환자가 죽었다면 그 의사는 간접적인 살인자가 되는 것을 부정할수 없을 것이다. 정치의 논리에서, 경제의 논리에서, 법의 논리에서 간접적인 살인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다만 그 논리가 사회 정의의 논리로 단죄되었다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판단 잘못으로, 직무유기에서 발생된 것이라면 국민과 역사앞에 심판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것이다. 어떤 규제나 제도.개혁을 혁파할 때는 반드시 부작용은 피할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한 알의 신약이 수많은 임상실험의 결과로 탄생되었듯이 규제 혁파도 그 분야에서의 전문가들이 모여 충분히 심도있는 토론을 거쳐 최대공약수를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최대공약수를 찾아냈으면 다소의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생각과 구호에만 그치지 말고 행동과 실행으로 옮기는 결단력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적인 금융대란과 환율의 급상승, 증시 공황사태, 글로벌시대에 우려했던 금융위기가 현실로 드러난 지금 세계가 한꺼번에 무너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는 이때 우리나라에서 경제의 대가,경제의 영웅이 탄생하였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제1,2금융권을 통틀어 부실여신이 현재 약 20조원이 넘는다고 들었다. ''금융위기''에서 ''금융대란설''로, 더 나아가 금융공황 으로 가지 않을까 여기 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은 가장 실패한 경영의 모델 케이스인데도 주인이 없기 때문에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부도기업이 발생한다면 금융권 부실여신이 정비례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금융권은 한국은행 특융 이라는 특단조치를 기다리며 안일무사하게 대응한다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내년에 금융시장이 개방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는 부실 여신이 많은 은행과 종금사들을 과감하게 통폐합하여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자립성을 길러야 한다. 언제까지나 정부의 보호막속에 있다면 자생력과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 경제팀이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다 는데도 국민들은 경제위기 (Economic Crisis) 로 받아들이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론경제론 실물경제론에 의하여 경제가 운영되어 왔다면 이제는 현실경제론 미래경제론 위기관리경제론의 새로운 경제학 이론이 현실과 접목하여 자생할 수 있는 논리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도 경영혁신을 통하여 구조조정에 의한 자구노력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금융권의 개혁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은행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금융권은 어떤 경우도 안전지대이고, 기업은 불완전지대라고 한다면 맞물려 돌아가야할 톱니바퀴는 부서지고 말 것이다. 금융개혁 없이는 경제안정 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당국의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