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무기] (3) 김종덕 '트러블샷' .. 볼에 더 '집중'

프로들은 모든샷을 잘 구사해야 한다. 김종덕(37.아스트라)이 특히 그렇다. 드라이버샷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퍼팅도 최근에는 "빠른 그린"이라는 조건만 되면 다른 선수보다 앞선다. 김은 올해 여섯번 일본대회에 출전했다. 일본의 코스세팅은 우리보다 엄격하다. OB가 거의 없기 때문에 소나무숲이나 깊은 러프에서 트러블샷을 자주 해야 한다. 그래서인가. "주무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러블샷"이라고 답했다. 최근 트러블상황에서의 리커버리샷이 부쩍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종덕=트러블샷의 명수"로 인식해도 되겠는가. "트러블샷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트러블에 빠져도 낙심하지 않고 버디나 파를 노린다" 어떻게 그런 자신감을 갖게됐나. "외국, 특히 일본대회에 나가게되면서 부터다. 일본코스는 주변에 큰 소나무가 많고, 러프도 깊다. 볼이 그곳에 들어갔다해서 1타손해를 감수하면 스코어관리가 안된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린을 공략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다보니 방법이 생겼다" 모든 트러블에서 다 그린공략을 생각하는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단순탈출이냐, 공략이냐를 판단한다. 가능성이 10%라 해도 공략쪽을 택한다" 트러블샷의 성공요소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볼을 평상시보다 더 집중해서 보는 것이 요체다. 트러블샷은 특히 샷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헤드업을 많이 하는데 그래서는 성공할수 없다. 평소보다 볼에 신경을 더 집중하고 헤드업을 안하면 성공한다" 주말골퍼들이 트러블샷에서 실수하기 쉬운 것이 있다면. "단순 탈출을 한다고 마음먹었다면 그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단순 탈출 차원을 넘어 반대편 러프까지 갈 정도로 볼을 세게 쳐 또다시 트러블샷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리욕심 내지말고 페어웨이로 쳐내는데 주력해야 한다" 트러블샷의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볼이 숲속으로 들어가 스윙이 제약을 받는다고 하자. 이 때의 요령은 단축된 스트로크의 감을 잡기 위해 연습스윙을 많이 해야 한다. 일단 백스윙크기에 대한 감을 잡았으면 스윙을 제약하는 장애요인에 관해서는 잊어버리고 볼을 끝까지 바라보면서 클린히트를 하는데만 신경쓴다. 또 핀까지 20m를 남기고 볼이 솔잎위에 놓여있다고 치자. 이 경우에는 볼뒤 낙엽을 겨냥해 벙커샷 요령으로 타구하면 성공확률이 높다" 김종덕은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던롭피닉스대회에서도 95%이상의 트러블샷 성공확률을 보였다. 3라운드 13번홀 (파4)에서 숲속에 놓인 볼을 그린에 올려 3m버디를 낚았고, 17번홀 (파3)에서는 그린뒤 소나무숲에서 20 의 나무사이 공간을 뚫고 파세이브를 해 갤러리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김은 "트러블샷에 대한 감이 온다"며 전과 다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에 대한 수식어가 이제 드라이버샷에서 "트러블샷의 귀재"로 바뀔 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