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178) 어떻게 변할 것인가
입력
수정
골퍼 K씨가 요즘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골퍼들은 골프를 신앙처럼 생각한다. 골프에 대해선 무조건적이다. 주말 라운드가 없으면 인생이 끝나는 것같이 여기고 좋다고만 하면 어떤 골프클럽이라도 일단 구입해야 직성이 풀린다. 내 경우만해도 퍼터가 4개는 되고 드라이버도 5개가 넘는다. 그중 몇번 쓰다가 그냥 쳐박아 둔 것도 절반이상이다. 골프장에도 크게 무리를 해서 나간적이 많았다. 골프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골프에는 과잉투자가 흔하다. 플레이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반에 좀 안되면 "다음에 잘 치지"하며 되는대로 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결국 나는 내 골프의 낭비요소를 부인할수 없다. 요즘은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하는데 차제에 내 골프도 알뜰하고 효율적으로 변모시킬 필요가 있다. 악을 쓰며 언제나 나간다는 개념보다는 한번 나가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이 긴요하고 지금 내가 가진 골프채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라운드해야 한다. 골프샷도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부실한 골프는 안된다. 지금부터는 골프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골퍼들 각자가 K씨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이 어려운 시절의 골프도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닐수 있다. 앞으로 골프는 다시 "이 시절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게 싫다면 골퍼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당신 골프에는 분명 "무조건적 낭비"가 숨어 있을 것이다. 골퍼들은 물론 모든 골프계는 이제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