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 경제] '환율 급등' 영업정지 종금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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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8일 사상 처음으로 1천3백원대를 넘어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긴급지원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다소 안정세를 띨 것이라던 당초 기대감이 완전히 무산돼 관심도는 훨씬 높다. 외환딜러들은 최근의 환율 상승세를 시장왜곡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차입이 끊겨 수급이 개선되기 힘들다거나 급등세를 보이는 엔.달러화 환율 등으로 인해 환율상승이 예상되긴 했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꼽고 있는 환율 상승주범은 9개 종금사들에 대한 영업정지. 결국 종금사 영업정지는 자금시장 경색뿐 아니라 환율 이상급등이라는 외환시장 왜곡현상도 초래한 셈이다. 15개 외국환은행의 외환딜러들이 지난 6일 은행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안정대책을 마련, 외환당국에 건의키로 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딜러들은 현 상황을 외화유동성 위기에서 신용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으로 규정했다. 영업정지된 종금사들과의 외환거래분이 결제되지 않아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는 심리가 만연, 달러화 공급이 사라지면서 환율 이상급등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중은행과 종금사간의 달러 거래라인이 모두 끊기자 종금사들은 달러화를 확보하기 위해 매도호가보다도 높은 매수호가를 내놓게 되고 그에따라 환율은 큰 폭으로 치솟는다는 것이다. 외환딜러들은 영업정지를 당한 종금사들의 현.선물환 거래분을 외평기금 등특정 중개기관에서 결제해야 왜곡현상이 해소된다고 주장한다. 자금시장의 경색을 막기위해 원화자금이 지원된 마당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이와함께 그룹사 종금사들의 경우 다른 계열사의 달러화 확보차원에서 이뤄진 거래가 적지 않은 만큼 거래 상대처도 해당 계열사로 변경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외국계은행 국내지점들은 산업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중은행들과 거래라인을 완전히 끊었고 산업은행도 종금사들과 라인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이다. 따라서 외환시장내 신용불안을 없앨 수 있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환율 이상 급등폭은 더욱 커지고 그 기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딜러들은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