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 경제] 임부총리 "협조안하는 은행 책임 묻겠다"

12일 열린 부총리주재 은행장회의에서 임창열 부총리가 종전과 달리 은행장들을 강도높게 질책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임부총리는 오후3시 회의실에 들어서며 35명의 은행장과 일일이 악수하며 미소를 지어보이는 등 처음에는 의례적인 회의로 시작했다. 그러나 3시10분께부터 미리 준비된 자료를 읽어내려 갈때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목소리가 낮았지만 여느 은행장회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내용은 일방적인 질책이었다. 종전에는 "부탁" "당부" "촉구" "협조" 등의 용어를 주로 썼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임부총리는 IMF와의 협상조문을 아예 은행장들에게 배포한후 "금년말 은행의 BIS비율을 기준으로 어떠한 차별적인 대우도 하지 않겠다"며 시작했다. 이어 "BIS비율 달성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해 기업대출을 무조건 동결.축소하는 것은 은행 스스로의 본분을 잊는 것"이라며 "일부 은행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BIS비율을 높이면 경쟁에서 우위에 설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임부총리의 목소리엔 점점 힘이 들어갔다. "국가전체의 신인도가 제고되지 않고 우리 기업들의 자금지원이 되지 않아쓰러지는 상황에서 BIS비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여러분들에게 은행업을 인가해준 것은 예금 등을 통해 조달한자금을 기업에 적절히 고급해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임부총리는 급기야 말미에 가서 "은행 본연의 의무를 등한시해 경쟁력있는 기업을 외면하고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을 왜곡시키는 은행에 대해서는 상응한책임을 묻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