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내년 내수 침체 '마이너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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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에 의한 관리경제체제는 내년 한햇동안 저성장, 고물가의충격과 함께 철강업계 전반에도 적지않은 시련을 안겨줄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당초 설비과잉의 논란 속에서도 일부 수출부문의 호조와 수요산업의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도 수급전망을 그다지 우려하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 등 철강업계 전문연구조사기관들은 내년도 철강생산이 사상처음으로 5천만t을 넘어서는 등 올해보다 11.9% 늘어나고 국내소비 또한 3천9백92만t으로 5.3%의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확산과 IMF지원에 이은 실물경기부문의 급격한 위축은 철강업계에도 거센 역풍을 안겨 주었으며 이에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도 전망을 일제히 마이너스성장으로 급선회해 잡고 있다. 우선 한국철강협회는 내년도 철강경기가 내수소비의 경우 3천6백73만t에 그쳐 올해보다 3.1% 감소하면서 92년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 기계 가전 등 수요산업의 침체와 설비투자감소가 철강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분석은 이보다 더 비관적이어서 철강업계 근심의 폭을 짐작케 하고 있다. 연구소는 내년의 경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모두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서면서 국내 철강소비가 3천5백84만t으로 올해보다 오히려 5.5%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생산(4천6백9만t) 수출(1천1백70만t)은 올해보다 각각 3%와 8.9%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 이 두부문 역시 증가율을 IMF자금지원전의 11.9%와 14.3%보다 크게 낮춰 잡았다. 이와함께 국내 철강업계의 생산능력은 올해 이미 약 7백만t의 신규설비가 완공된데 이어 내년에도 3백60만t의 신증설이 계획된 상태라고 지적,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판매경쟁 등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구소는 철강업체들이 내수부진의 돌파구를 수출에서 찾으려 할 것이지만 동남아지역국가들의 통화위기 여파로 물량기준의 수출확대효과는 한자릿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품별로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자동차 조선 가전산업의 생산증가로 판재류는 타격을 덜 입겠지만 SOC투자축소와 건설투자감소로 조강류 후판 강관제품의 수요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철강협회가 제시한 내년도의 품목별 수급전망을 살펴본다. [[ 형강 ]] 생산은 인천제철(98년1월) 동국제강(98년1월)의 중형공장 준공으로 물량증가가 예상되지만 내수부진 및 환율상승에 따른 원자재가격 부담누증으로 증가율은 약 5%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은 4백19만t, 내수소비는 올해보다 4%줄어든 3천6백30만t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올해 부진을 면치못했던 H형강이 업계의 판로확대노력과 생산증가에힘입어 4.7%증가, 호조로 돌아설 전망이다. 수입은 H형강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올해보다 70%이상 줄어든 11만t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 철근 ]] 올해는 한보철강 환영철강 등의 부도로 인한 생산감소로 상반기중 생산물량이 지난해동기보다 0.4% 증가에 그쳤으나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6.1% 늘어난 1천89만t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건설경기부진이 수요감퇴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가동률 또한 낮아질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생산물량은 올해보다 2.3%줄어든 1천64만t에 그치고 내수는 3.4% 감소한 1천34만t에 머물 전망이다. 수출은 올해의 경우 철근업체들이 내수호조로 물량을 크게 줄였으나 내년은 내수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이 분명, 20%의 높은 증가율(총 3백만t)이 기대된다. [[ 중후판 ]] 포항제철의 3후판공장 가동(97년9월)으로 올해 생산물량이 작년보다 3.3%늘어난데 이어 내년에는 금년대비 무려 26.4% 증가한 4백59만t이 예상되고 있다. 내수는 조선경기호조로 선박용후판의 수요가 크게 늘겠지만 건설, 기계 등 타수요업종의 경기부진이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 전체적으로는 증가율이 1.4%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내수예상은 4백45만t. 수출은 국내수요증가로 올해(4.8%)보다 신장률이 다소 떨어지면서 3.3% 늘어난 63만t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포항에 짓고 있는 신공장의 연산 1백50만t급 후판설비를 내년 1월부터 가동하는 대신 20만t능력의 부산공장은 폐쇄할 계획이다. [[ 핫코일 ]] 한보철강의 부도 등 생산감소요인이 겹치며 97년에는 공급이 다소 부진했으나 내년에는 포철 미니밀의 정상가동과 포항2열연의 신예화에 힘입어 생산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10.2% 늘어난 2천1백73만t의 생산물량을 추정하고 있다. 내수는 내년에도 냉연 강관 등 소재업종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보다 9.9% 늘어난 2천19만t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수출은 내수증가에 따른 수출여력부족으로 오히려 올해보다 9.8% 감소한 28만6천t에 그치고 수입 또한 환율상승에 따른 부담증가로 27.5% 줄어든 13만2천t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 냉연강판 ]] 냉연강판은 포철의 광양4냉연공장 준공(97년8월)과 연합철강의 합리화공사로 물량확보가 보다 원활해질 전망이다. 포항제철의 가동률향상과 동부제강의 아산만공장준공(98년 상반기)예정으로생산물량은 올해보다 16.1% 늘어난 5백69만t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중 자동차업계의 재고누증에 따른 조업단축으로 내수가 한때 침체를 면치 못했으나 하반기부터 자동차 건설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작년대비 9.2%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자동차 가전등 수요업종의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냉연강판의 내수 또한 올해보다 1.3% 줄어든 3백15만t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국제철강시황의 호조와 수출여력의 상대적확대로 올해보다 무려 30.7% 늘어난 2백64만t에 달해 내수판매의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