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고통분담 한국 본받자" .. 태국 네이션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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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화위기에 직면, 달러 사재기와 금괴 밀수 등 각종 투기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태국이 범국가적 공멸상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자발적인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는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태국의 영자신문 네이션이 22일 지적했다. 네이션지는 사설에서 현재 태국은 사람들로 가득찬 대형건물에 갑자기 화재가 발생한 것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으나 국민들이 자기만 살겠다며 이기적으로 행동,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국민들의 달러화 사재기로 바트화의 가치가 매일 사상 최저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10월 이후 금괴 밀수 규모가 하루 30~40kg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지원을 받은 한국의 경우, 주부들과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외화모금운동에 나서는 등 국민들이 국가적 위기극복을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단결된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달러화 모금을 위한 특별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독일과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포들은 이미 수주전부터 힘들여 번 외화를 한국의 은행들에 예금하는 등 "한강의 기적"을 되살리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에서는 공무원과 학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자제,자동차운행 축소 등 일련의 허리띠 졸라매기 운동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하면서 태국국민들의 애국심이 경제의 붕괴위기에 직면, 전례없는 시험대에 서게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