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머니 시장교란 경계해야 .. 채권시장 개방 효과/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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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시장이 지난 94년 7월 중소기업전환사채를 시작으로 부분개방된뒤3년여만에 1백% 개방됐다. 재경원은 위험도가 높고 안정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권부터 외국인의 투자를 허용할 계획이었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요구로 지난 12일보증사채시장을 개방한데 이어 국.공채및 특수채(금융채포함), 단기회사채까지 개방하게 됐다. 의미와 문제점=주식시장 전면개방으로 외국인의 선진투자기법이 국내에 이식된 바와 같이 채권시장도 신규투자자 참여로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수 있다. 현재 회사채수익률은 29%, 콜금리가 25%선인데 반해 미국 국채(TB) 6.5%,리보 5.9%선. 원달러환율이 안정추세를 보이고 국내 금융기관및 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면 금리차를 노린 해외투자자의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올수있다. 이론적으로 한국에 대한 신인도가 회복될 경우 약 22조원의 외자가 유입될수 있다고 재경원은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의 외자가 들어오면 "국내금리 인하->기업경쟁력 확보"라는 선순환을 기대할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채권시장이 핫머니 등 국제적인 투기자금의 영향력을 더 받게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기업경영권 위협=1인당 채권매입한도(10%)가 폐지됨에 따라 전환사채 투자를 통한 국내 기업에 대한 변칙적인 매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발행회사별로 30%까지 투자가 가능한 만큼 특정회사 전환사채를 대량매입한뒤 주식으로 전환,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경원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특정인이 발행주식총수의 10%이상을 매입보유할 경우 포트폴리오투자가 아닌 직접투자로 분류되는 만큼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투자및 외자도입법, 증권거래법 등에 따라 해당회사 이사회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하면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으로부터 의결권 제한및매각명령을 받을수 있다는 것. 국.공채=국.공채는 이자율은 다소 낮지만 위험가중치가 0인 채권이다. 따라서 조만간 외국인들의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 채권시장 개방을 통한 외환수급 여건 개선이라는 재경원의 목표도 어느정도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위험도 자체가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연 15%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공채시장의 개방으로 회사채시장에 대한 구축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수채=신용도가 높은 한국전력 등 공기업발행 채권과 산업금융채권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여타 시중은행이나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금융채는 발행규모도 적고 신용도그리 높지 않다. 증권감독원은 외국인들이 현재 특수채의 상장잔액 1백조1천8백억원에 종류별 한도 30%를 적용할 경우 30조5백39억원규모의 투자가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연내에는 투자자금이 거의 유입되지 않을 것이며 본격적인 투자는 내년 2.4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