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대기업 본격 참여...시장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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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제작한 게임이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G소프트 삼성전자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SKC 등은 올해들어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한층 강화하면서 잇달아 대작 게임타이틀을 내놓아 게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기업들의 직접적인 게임제작 참여는 국산게임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수입게임 일색인 국내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LG소프트는 1년6개월동안 총 4억5천만원을 투입해 개발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톤엑스"를 지난 6월 발표했다. 국내게임으로는 보기드물게 3차원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게임은 윈도95 전용 게임으로 구석기 빙하기를 배경으로 식량난을 겪는 원시부족이 지상낙원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을 목표로 제작된 만큼 앞으로 영어 일본어 아랍어 중국어버전으로도 제작될 예정이며 이미 지난 9월 영국에서 열린 국제게임쇼에 출품돼 호평받았다. 쌍용정보통신은 게임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롤플레잉게임 "전사 라이안"을 선보였다. 2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된 이 게임은 주인공 라이안이 몰락한 왕가를 되찾기 위해 암흑대왕을 물리치는 임무를 수행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1백여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대작으로 사실적인 그래픽과 웅장한 음향효과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얻었다. 또 현대정보기술도 액션 롤플레잉게임 "영혼기병 라젠카"를 지난 11월 내놨다. 하나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음반 만화책 등으로도 제작된 이 게임은 22세기 전쟁과 환경오염속에서 활개치는 악마를 물리치고 새로운 문명을 열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앞으로 게임기로도 제작돼 일본 등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여름방학때 어린이들을 겨냥, 인기 만화영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아케이드게임 "짱구는 못말려"를 내놓아 상당한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의 경우는 남일소프트에 3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캠퍼스 러브스토리"를 제작, 선보였다. 대학에 갓 들어간 신입생이 9명의 여성과 만난 뒤 결혼에 성공하는 과정을 담은 시뮬레이션게임으로 1만5천장이 넘게 판매되는 히트를 기록했다. 이와관련, 업계관계자들은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기업들의게임산업에 대한 참여가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앞으로 유통채널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개발비 지원과 같은 방식으로 중소업체들과 협력해 간다면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