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연광고 갈수록 '섬뜩' .. "효과 기대"

미국의 금연광고가 갈수록 충격적 영상을 담아내고 있다. 미 매사추세츠주에서 최근 새로 선보인 3개의 30초짜리 TV 금연광고는 헐리우드공포영화에나 나옴직한 특수효과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함으로써 담배를 멀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중 한 광고는 여성의 연분홍색 기관에 담배연기가 차면서 폐조직이 붕괴되고 암덩어리가 커지는 섬뜩한 장면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는 흡연 사망자의 심장동맥 모습은 별다른 영화적 특수효과가 필요하지 않았다. 호주국립 금연운동측이 만든 이 광고는 "담배는 한 개비 피울 때마다 인체에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금연은 빠를수록 좋다"는 메시지로 끝을 맺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금연광고를 내보내온 매사추세츠주는 지난 5월에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처음으로 30초짜리 광고를 영화관에서도 상영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보건담당 위원 하워드 코는 "흡연자들에게 금연을 권고하면 거의 대부분이 2년내로 끊겠다고 말하지만 2주내에 끊을 수 있는지를 물으면 대답은 한결같이 부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새로 시작된 금연캠페인을 통해 성인 흡연자들이 금연을 미루는데 따른 건강상의 위험을 제대로 인식해 태도를 바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6일부터 방송을 시작해 내년 1월5일까지 계속될 이번 TV광고는 금연자들이 새해를 맞아 금연 결심을 하도록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 광고는 젊은 여성이 사무실 밖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장면으로 시작해 담배연기가 그녀의 목과 폐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장면과 함께 "폐는 산소를 운반하기 위한 수백만개의 미세한 공기주머니를 가진 스펀지와 같으며 담배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실 때마다 이들 공기주머니는 공격을 받는다"는 설명이 흐른다. 곧이어 부풀어오른 붉은 색 공기주머니가 종이가 불에 타는 것처럼 오그라들어 용해되는 장면이 이어지고 "흡연자들이 숨이 차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흡연자들의 폐는 썩어간다"는 설명이 덧붙여진다. 또다른 한 광고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세포 하나가 파괴됨으로써 폐암이 시작된다"는 설명과 함께 기관의 한쪽 귀퉁이에 종양이 생기고 이 종양이 여기저기로 번져가는 장면을 담는다. 새로 선보인 3개의 TV광고 중 가장 충격적인 광고는 30대 남성이 부엌 난로 옆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광고 장면은 수술용 장갑을 낀 손으로 30대 흡연 사망자에게서 적출한 심장동맥을 주무르는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이것은 심장 대동맥의 일부입니다. 흡연은 동맥벽을 경직시키고 위험한 지방질을 동맥벽에 흡착시키게 됩니다"는 설명과 함께 대동맥의 한 쪽 끝에서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노란색 "반죽"이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광고 관계자들은 이 광고의 끔찍한 장면 때문에 "만찬시간에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