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코스' 이렇게 정복하라] 관악CC .. 클럽챔피언 이제원씨

관악CC 클럽챔피언 이제원(48)씨는 싱글핸디캐퍼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골퍼다. 20년째 싱글을 유지하고 있는 이 챔피언은 지난 77년 처음으로 모집한 골프국가상비군 1기생 출신인데다 부인 정길자(40)씨도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소속 현역프로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챔피언 실력은 투어프로에 가깝다"는 것이 프로출신인 관악CC 한창하 경기부장의 평가다. 비거리 2백40m에 달하는 호쾌한 드라이버샷, 정확한 아이언샷 등 어느것 하나 흠잡을데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클럽을 고르는 안목이 꽤나 까다롭겠구나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씨의 클럽은 뜻밖에도 국산채 일색이다. 그의 캐디백을 들여다보면 아이언은 물론 우드(1,3,5번)까지 국산브랜드 나이센이다. 예전엔 타이틀리스트를 애용했지만 2년전 국산채로 바꿨단다. "나이센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산클럽 품질수준은 결코 외국브랜드에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최근 주니어골퍼들도 국산채를 많이 찾고 있어요" 6년전부터 서울한남동에서 한남골프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국산브랜드의 품질이 우수한만큼 국산채를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이 IMF한파극복에 동참하는 골퍼의 바람직한 자세라는 얘기다. ."IMF시대는 라운딩 장소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으로 라운딩 기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좁고 까다로운 코스를 공략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관악CC는 이런 점에서 최상의 골프장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중순 클럽챔피언에 오른 이씨는 서슴없이 관악CC자랑을 늘어놓았다. 경기도 화성군의 관악CC(본부장 문원표 이사)는 지난 67년 개장한 30년전통의 명문 골프장. 매홀을 높다랗게 가로막는 4백년된 노송과 자연상태의 임야는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든다. 또 36홀의 동.서코스는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지난 80년 개장된 서코스(파72, 총연장 6천7백41m)는 특히 요즘같은 IMF시대에 골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벙커 워터해저드 등 인위적인 장애물이 없는 광활한 페어웨이가 마음껏 샷을 날리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해소해주기 때문. 그렇다고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홀마다 길게 레이아웃돼 있어 파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관악CC의 대표적 핸디캡홀로는 역시 서코스18번홀(파5-540m)이 꼽힌다. 투어프로들도 보기가 빈번하다는 이홀은 그래서 "승부 홀"로 이름붙어있다. 이 챔피언은 티잉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오르막 구조에 크로스 벙커도 없는 18번홀에서는 서드샷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티샷과 세컨드샷이 완벽하게 이뤄졌을 때 파온공략이 가능하고 다음에 그린 전방 1백30~1백40m에서 공략하는 서드샷이 승부를 가른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린 좌측 가까이는 OB지역이고 또 오르막인 그린 역시 빠르고 까다롭기 때문에 핀을 오버시킬 때는 3퍼팅을 감수해야 한다. 평소 7번아이언으로 서드샷에 나선다는 그는 훅이 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고 핀 앞에 떨어뜨려야 파세이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챔피언은 티샷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페어웨이는 오른쪽이 높고, 왼쪽이 낮은 경사의 구릉이기 때문에 절대로 훅이 나지 않도록 중앙오른쪽을 겨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챔피언은 요즘처럼 사회전체가 침체된 분위기에서는 골프를 자제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생활화된 골프를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라운드횟수를 줄이는 대신 평소 지속적인 체력관리와 스윙연습을 통해 감각을 잃지않게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습장을 가지 않고도 스윙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털어놨다. 이른 아침 일어나 굳었던 몸을 유연하게 펴주는 스트레칭을 10여분 실시한뒤 1백여회의 스윙연습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