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면톱] '판매가격 더 뛴다' .. 납품가 인상분에 '+알파'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로부터 받던 각종 특혜가 없어지면서 상품 판매가격이 납품가 인상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뛰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자사 제품을 많이 팔아주는 유통업체에 납품가격의 추가할인과 장려금제공등으로 부수적인 이익을 안겨줬고 유통업체는 이로인해판매가를 더 낮출 수 있었다. 납품가 추가할인(일명 백DC)이란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계약서에 명시되는공식 출고가 이하(10~20%할인)에 납품하는 것이며 장려금은 자사 상품을 많이팔아주어 고맙다는 뜻으로 통상 매출액의 3%를 유통업체에 되돌려주는 금액. 전자는 사전에, 후자는 사후에 비공식 이익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같은 상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환율폭등으로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설탕 분유 라면 세제등 제조업체들이 거래투명성을 명분으로 장려금 제공과 백DC 폐지를 유통업체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소비자들의 사재기 바람으로 공급이 달리는 마당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할수 없다는 속셈에서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납품가 인상폭보다 훨씬 큰 폭으로 판매가를 올려야 종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의 폐해가 소비자 몫으로 전가되는 셈이다. 실제로 M분유업체의 8백g짜리 제품의 경우 지난4일부터 출고가를 15% 인상했지만 할인점에서의 소비자판매가는 40%정도 올랐다. 이는 장려금이나 백DC가 없어진게 가장 큰 이유라고 업계는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IMF가 요구하는 회계투명성을 위해 비정상적 상관행은 없어져야 하겠지만 환율안정 등으로 공산품 공급이 원활해지면 가격결정권은 종전처럼 유통업체로 환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