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 '동물농장' 출제 .. 서울대 논술고사

서울대 논술고사 문제로 영국의 소설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출제됐다. 서울대는 12일 실기전공 지원자를 제외한 1만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논술고사를 치르고 단과대학별로 면접고사를 실시했다. 서울대는 이날 동물을 의인화,인간세계를 풍자한 우화소설로 스탈린시대 러시아의 권력체제를 모델로 했다는 평을 받은 "동물농장"에서 "복서"라는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게 일하는 늙은 말에 관한 이야기를 발췌해 출제했다. 줄거리는 "복서가 풍차를 만드는 작업을 더 빨리 끝내기 위해 돌덩이를 혼자 운반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렀으며 복서의 추모제가 열린 날 밤 지배자인 돼지들은 복서를 팔아 얻은 돈으로 자기네들끼리 술을 마시며 흥청댄다"는 것. 문제는 "복서"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암시하면서 어떤 문제들이 이글에 암시돼 있는지 글의 내용에 근거해 밝히고 "복서"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각자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출제위원장인 권영민(국문학) 교수는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사회에서 볼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이와 관련시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묻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대 논술고사의 채점기준은 지시사항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논제를 바르게 파악하고 있는가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논리적 구상이 이뤄지고 있는가 등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