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사] '유림전원공업' .. 우리회사 신앙은 "품질"
입력
수정
"품질위원장 대표이사 윤기화" 잭과 트랜스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유림전원공업(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8)의 사장실 명패엔 타회사와 달리 수식어가 많다. 윤사장의 방도 품질위원장실로 돼있어 방문객은 헤매기 일쑤다. "품질은 누가 책임집니까?" "21세기 품질경영". 회사 곳곳에는 품질을 강조하는 구호가 붙어있다. 이처럼 품질에 대한 유림의 집착은 신앙에 가깝다. 물론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윤기화 사장은 품질에 관한한 경각심을 주기위해 협력업체의 납품물량을 직접 검사한다. 유림제품의 품질도 주간, 월간단위로 세밀히 챙긴다. 품질수준이 오르지 않을리 없다. 유림은 지난 96년 12월 우리나라에서 33번째로 1백PPM 인증을 따낸데 이어 지난해 3.2~6PPM의 놀라운 수준에 올라섰다. 올해는 아예 "0"PPM을 목표로 할 정도다. 이 정도면 경쟁상대는 세계최고라는 일본의 TDK, 호시덴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셈이다. 유림의 기술수준은 수출대상 업체에서도 엿보인다. 소니, 산요, 필립스, 톰슨, 도시바, 제니스 등 포춘지명단에 오르는 기업과 대부분 손을 잡고 있다. 세계가 인정하는 제품을 바탕으로 수출실적이 급신장, 95년 5백만달러,96년 9백8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엔 1천7백90만달러를 수출, 무역의날에 1천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이처럼 IMF 역풍속에서도 쾌속항진을 거듭하고 있다. 윤사장은 "78년 회사설립때 직접 품질에 매달려 오다시피한게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며 "종업원의 의식품질부터 끌어올리기 위해 대기업과 협력한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유림은 대기업과의 주고받기식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길러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요즘처럼 불황의 주범으로 질타를 받는 대기업의 역활이 적지 않았다는 말이다. 유림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라 멕시코와 중국 천진에 진출하거나 자동화투자를 대폭 늘릴 때마다 삼성전자 등이 1억2천만원~2억원씩 무이자로 자금을 제공해 준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들 업체가 유림 종업원의 품질교육과 기술지도를 해준 것도 기술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윤사장은 "납품처 등의 이런 전폭적인 지원에 품질로 보답한다는 생각하나로 매진했다"며 "요즘엔 현금결제를 어음으로 끊어줘도 딴소리를 하지 않도록 직원에게 당부하는 등 이제는 대기업에 진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림사원들의 노사화합도 전사적인 품질관리에 큰 역할을 했다. 높은 급여수준뿐 아니라 사원교육, 사기앙양을 위한 동기부여 활동이 활발하다. 이 회사의 품질지상주의도 따지고 보면 회사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근로자들의 애사심이 있기에 꽃피울 수 있었던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