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TV대화] 여는 말 <요지>/닫는 말 <요지>

*** 여는 말 저는 당선이후 한달동안 파탄직전에 놓인 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엄청난중압감에 시달리면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정부는 나라의 살림이 거덜났는데도 허풍을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졸지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맞게 된 것입니다.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관료주의 부정부패 전근대적인 재벌경영을 방치해온 정부가 마땅히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그리고 여야정치인, 과소비를 부추기는데 앞장서온 일부 계층, 다들 책임을 인정하고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두운 "IMF터널"의 입구에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실업자가 더 늘어나고 물가는 더 오르고 부도나는 기업은 지금보다 더 많이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6.25와 오일쇼크를 이겨내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던 우리민족의 강인한 힘을 저는 믿습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다짐과 실천입니다. 저는 요즈음 문득문득 이 어려운 때에 국민여러분이 저를 대통령으로 선택해준 이유가 무엇이겠는지를 곰곰 생각해 봅니다. 제가 선두에 서서 어두운 "IMF터널"에 불을 밝히겠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이 터널을 빠져 나갈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저의 모든 역량을 바치겠습니다.*** 닫는 말 저는 지금 장밋빛 얘기를 할 수 없습니다. 금년 1년동안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를 최대한 빨리 끝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고생을 해야 합니다. 안하면 나라가 결딴이 나고 모라토리엄상태가 돼서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든 이겨내서 내년 중반부터는 희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자신이 있습니다. 정부 기업 노동자 모두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대신 나라가 잘될 때 과실의 분배도 같이 하도록 합시다. 옛날처럼 덕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는 일은 김대중 정부에서는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노사정위원회를 성공시켜 IMF를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캉드쉬 총재도 모든 것을 다해 돕겠다고 했습니다. 노동자들의 실업문제를 돕기 위해 예산을 사용해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저는 세계를 다니면서 세일즈맨이 돼 물건을 팔고 외자를 유치, 국가 살림살이를 잘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혼자서는 안되고 국민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내년 후반기에 다시 웃으며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도록 합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