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첨단기술 국외 유출 '기업간부 등 16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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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반도체 등 세계적 반도체 제조회사의 첨단기술을 빼내 외국에 유출시킨 전자제품제조업체 간부와 이들 회사 전, 현직 반도체연구원 등 16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곽무근)는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KSTC(Korea Semiconductor Technology Company) 상무이사 김형익씨(39.서울 서초구 서초동)와 총무이사 김덕수씨(35.서울시 양천구 신월동) 등 2명을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첨단기술을 빼내 김씨 등에게 넘겨준 오승철씨(34.수원시 팔달구 영통동)와 김태훈씨(33.서울 서초구 우면동) 등 삼성과 LG의 전.현직 연구원 14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 KSTC 간부들은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삼성과 LG 반도체의 전.현직 연구원들을 꾀어 첨단 반도체 기술을 빼낸뒤 대만의 유명 반도체 제조회사에 팔아 넘긴 혐의다. 삼성의 오씨는 지난해 8월말 회사 사무실에서 64메가 D램의 전체 회로도를 빼내 KSTC측에 넘겨줬으며 LG의 김씨도 작년 7월 64메가 D램 반도체의 회로도와 제조공정 등의 기밀서류를 유출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KSTC의 김씨 등은 대만의 유명 반도체회사와 64메가 D램반도체를 합작 생산, 30%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을 빼돌렸으며 오씨 등은 회사를 그만둔 뒤 대한의 반도체 회사에 선임연구원으로 파견돼 거액의 연봉을 받기로 계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이 기술을 빼내는데 주로 사용한 방법은 기밀서류를 직접 훔쳐내오거나 팩스를 통해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우리 사회가 현재 IMF 한파로 인해 광범한 실직우려 등으로 이같은 산업스파이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이같은 지적재산권 관련 범죄행위에 대한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검찰은 또 삼성과 LG반도체 현직 연구원들의 산업스파이 행위에 더 깊숙히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전.현직 연구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