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통신] "통신장비 이제 세계와 겨룬다"

"통신장비 해외로 가자" 국산 통신장비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조기 종식시킬 수 있는 주역으로서 올초부터 해외 시장을 향한 "화려한 외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대우통신 등 통신장비 제조업체는 새해벽두의 화두를 수출로 내걸고 본격적인 제품실어내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정보통신부는 장비업체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원대책수립에 나서는 등 수출 총력체제를 가동하고 나섰다. 통신장비업계 및 정부가 이처럼 수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TDX로 대표되는 국산전전자교환기가 해외시장에 상당량 나가 통신장비의 진출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호분할다중접속장치(CDMA)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킴으로써 이분야 기술만큼은 여느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경쟁력의 원천에다 최근 환율인상 등으로 수출을 위한 주변여건 또한 나아지고 있어 목표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통신장비 업계는 이를위해 여러부서로 흩어져 있던 수출조직을 통합해 강화하거나 수출지역의 다변화를 꾀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중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20억달러어치의 통신장비제품군을 해외로 실어낼 계획이다. 이회사는 지금까지 미주 중국등으로 치우친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기로 하고 브라질 등 중남미와 동남아 중동 등 신규시장의 개척을 적극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LG정보통신은 CDMA 단말기 분야의 수출을 적극 추진, 지난해 30만대수준에 그쳤던 수출을 올해 계약기준으로 2백만대로 대폭 확대하고 시스템분야에서도 1억1천만달러어치를 선적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전자는 CDMA 이동전화 및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와 시스템 분야에서 3억달러 이상의 수출을 실현키로 했으며 대우통신도 교환기분야에서 수출을 확대, 1천2백억원어치를 실어낸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와함께 팬택 등 중소제조업체들도 환율인상에 따라 최근 해외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삐삐의 수출을 강화하는 한편 CDMA PCS단말기의 수출을 적극 추진,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통신장비업계의 수출제1주의에 부응, 정부도 총력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부는 이를위해 연불수출금융을 확대하고 체신보험기금을 은행에 장기예탁, 은행에서 해외진출업체에 소요자금을 외화로 대출해 주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 금년중 4천억원을 집행하고 99년에는 1조원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이와함께 통신분야의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의 자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기금지원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한편 97년 신청사업인 9개국 2억1천5백만달러를 조기에 승인토록 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CDMA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학술지 국제행사 등을 통한 CDMA 기술개발 및 상용화경험 등의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해외시장정보 제공 및 입찰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현재 30%수준인 CDMA단말기의 국산화율을 핵심부품의 조기 국산화를 통해 올해까지 55%로 높이기로 했다. 정통부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루마니아 등 해외진출 관련 주요국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관련 주요인사들의 초청 및 우리측 고위급 인사의 적극적인 방문활동을 전개해 기업들의 해외진출기반을 넓혀줄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