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M&A시대] (3.끝) '이런 기업이 대상이다'

주식시장이 처음으로 개방된 92년이후 97년까지 6년동안 순유입된 외국인 주식자금은 1백74억달러였다. 97년말 환율로 계산하면 30조원이 넘는 돈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갖고 있는 주식은 97년말 8조7천억원어치 뿐이다. 이자비용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70%이상 손해를 봤다. 전문적인 주식투자기법을 동원한다는 외국투자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통화위기, 기업회계의 불투명성, 원화가치 폭락등을 원인으로 꼽을수 있다. 주식시장이 완전개방되고 적대적인 M&A까지 허용되는 98년부터는 어떻게 될까. 예전처럼 손해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주가가 폭락할 경우 기업을 인수하거나 경영권을 위협하는 M&A시도가 늘어나고 선물이나 옵션등과 연계된 다양한 매매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주식시장개방과 외자도입법 개정으로 주식을 마음껏 매매할수 있게된 외국인들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경영권까지 노리는 M&A 전략을 활용하면서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LG증권 박병문 국제조사팀장)고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의 M&A 공세로부터 경영권을 확실히 지킬수 있는 지분율은 50%이상이다. 이사회를 자기편 사람들로 구성할수 있어 M&A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7백76개 상장회사중 대주주 지분율이 50%이상인 기업은 영풍 신동방메딕스 한진해운 등 1백2개사(97년말 기준)이다. 나머지 상장회사들은 M&A 위험에 노출돼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경영전략상 필요하거나 주가가 싸 M&A 채산성이 있는 기업들이 M&A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과 신제품 개발능력이 뛰어난 기업과 판매망 및 브랜드력이 있는 기업, 뛰어난 인재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대상이 될수 있다. "자산가치나 수익력이 있는 알짜기업들중 단기적인 현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갈정웅 대림정보통신사장)는 지적이다. 기업 수익력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싼 기업들도 사냥감이 될수있다. 저평가 돼있는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외국투자자들이 주가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을 경우 경영권을 인수하고 주가를 높여 되파는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M&A가 성공하면 자산처분이나 기업 재매각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실패하더라도 높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지분분산이 잘된 우량회사 일수록 M&A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크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