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정보화사회를 위해 .. 하진규 <건설기술연 원장>

50대에 들어선 세대들에게 "컴퓨터"는 접근하기 어려운 괴물처럼 느껴지고젊은세대들이나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이들 서가에 꽂혀 있는 컴퓨터 입문서를 읽어보면 첫장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생소한 용어가 나온다. 컴퓨터학원의 수강에서도 역시 별로 머리에 남는 것이 없어 생각다 못해 대학에 다니는 딸을 불러 간단한 문서를 컴퓨터로 작성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엔터 키, 딜리트 키 등 몇가지 키의 기능과 한메타자연습 프로그램 등에대한 딸의 강의를 듣고 연습을 해보니 원고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익숙해졌다. 21세기는 정보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정보의 보고라 불리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1억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발맞추어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기업의 운명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하여 건설교통부에서도 발빠르게 건설사업의 설계 시공 감리 등 모든 정보를 전산화 하여 전자상거래를 하기 위한 건설CALS(건설사업지원통합정보시스템)기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05년까지는 공공건설공사의 입찰, 인허가, 공사관리 등을 전자화하여 거래함으로써 공사기간 20% 단축, 사업비 14% 절감으로 연간 10조3천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원과 기술 그리고 정보를 얼마만큼 보유하고 가공할 수 있느냐에따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된다. 정보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컴퓨터를 배우고 인터넷바다를 항해하기도 하지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컴퓨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주눅부터 들어 컴퓨터를 값비싼 장난감으로 놀린다면 요즘 같은 IMF시대에 그보다 큰 낭비는 없을 것이다. 컴퓨터를 두려워하는 컴퓨터 공포증(cyberphobia)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컴퓨터와 친해져야 한다. 컴퓨터로 인해 해악도 있다. 우리들의 자녀가 음란,폭력 프로그램에 빠져 학업을 등한히 하고 비행으로빠져드는 일이다. 자녀가 컴퓨터 앞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챙겨보기 위해서도 부모들은 컴퓨터를 알아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모두의 작은 용단과 실천이 정보화 시대에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