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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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대한민국 대통령관저다. 이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60년 8월 13일부터다. 4.19혁명으로 윤보선씨가 대통령에 들어서고 전임 이승만 대통령시절 관저명으로 사용해온 경무대란 이름이 이미지가 나쁘다고 바꿨다. 집무실 본관의 2층짜리 화강암 석조건물의 지붕이 푸른기와인 것에서 따왔다 한다. 청와대는 때로는 핵심권력의 상징어로 쓰이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고 하면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하는 일도 있고 청와대에 있다 하면 권력자로 통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청와대의 먼저 이름인 경무대는 사실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생긴것이 아니다. 조선시대에 얻은 것이다. 세종은 짓다가 중단한 경복궁을 마무리짓고 1426년(세종8년) 궁궐내의 각종 문과 다리 등의 이름을 확정한다. 정사를 보는 근정전을 중심으로 주변 성벽에 있는 4개 문을 두고 정남에 광화문, 동쪽에 건춘문, 서쪽에 영추문, 북쪽의 것을 신무문이라 했다. 신무문밖의 숲을 궁궐의 후원으로 삼고 경무대라 불렀다. 이곳은 북악산 산록에 자리해 장안이 잘 보이는 곳으로 어영의 무술연마장과거시험장 친경장 등으로 쓰였다. 이곳에 일제가 1927년 조선총독의 관저를 지었다. 그후 광복이 되고 조선주둔군 사령관 하지 중장이 머물다가 48년 정부수립이후 우리 대통령관저로 이용됐다. 이 관저 이름이 어쩌면 또 바뀔지 모른단다. 대통령인수위원회가 개명방안을 검토키로 하고 대통령당선자에게 보고까지하겠다고 한다. 미국대통령관저는 1800년 그 외벽에 흰칠을 한 것이 인연이 돼 백악관으로 불려오다 26대 루스벨트 대통령때 정식이름을 얻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영국에선 푸른색을 진실을 뜻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푸른기와는 한국전통의 냄새도 있어 괜찮은 이름이다. E 기번은 "로마제국 흥망사"에서 개혁은 내부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중요한건 내용이지 이름이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