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면톱] "외국인 불공정거래 방지대책 시급"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55%로 늘어나면서 외국인에 의한 불공정거래를 방지할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예전에는 투자한도 관리를 통해 시세조종등의 불공정거래를 어느정도 원천봉쇄할수 있었으나 IMF(국제통화기금)협약 이후에는 투자한도가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증권감독원 등 관계당국은 외국인의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묘안이 없는 상태다. 외국인 투자한도확대와 적대적 M&A를 허용한 이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불공정거래 유형으로는 우선 M&A(기업인수합병)관련 부당거래를 들수 있다. M&A와 관련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시세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불법공개매수와 같은 방법으로 주식시장을 혼란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가 55%로 늘어나면서 국내 증시에서 나타났던 "작전성매매"도 외국인들에게도 발생할수 있다. 외국증권전문가에 의한 허위사실유포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악의적으로 특정기업을 비방하거나 업종전망을 고의로 나쁘게 보는 보고서를 내놓는 방식으로 주식시장을 교란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감독원은 이같은 불공정거래를 단속할수 있는 방안을 연구,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국인의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될 경우 투자등록취소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증감원 석명철 조사총괄국장은 "외국인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내부자거래 시세조종 불법공개매수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감원의 주장대로 불공정거래 단속이 철저하게 이루어 질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외국의 증권감독기관들과 상호조사에 대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돼있지 않아 외국인에 대한 조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외국인의 불공정거래가 포착됐을 경우 해외에 있는 외국투자가를 조사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증감원 박임출 책임조사역). 외국투자가가 한국을 방문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진실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투자등록을 취소하더라도 새로운 페이퍼컴퍼니(서류회사)를 설립해 국내로 진출할 경우 이를 가려낼수 있는 방법도 없다. 외국감독기관과 불공정거래 조사협조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려해도 실명제규정 때문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양해각서를 체결하려면 내국인의 금융정보도 외국감독기관에 제출할수 있어야 하는데 실명제의 개인비밀보호규정에 묶여 개인정보를 제공할수 없는 처지이다. 이 때문에 증권전문가들은 금융실명제를 일부 보완, 불공정거래를 철저히 조사할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