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값 '곤두박질'"..IMF 한파로 사업지연 잇따라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시내 주요지역 아파트가격이 지역에 따라 1천만~6천만원까지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MF한파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저밀도아파트를 처분, 현금화하려는 급매물이 부동산중개업소에 쏟아져나오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는 데다 재건축추진 열기도 시들해져투자메리트가 상실돼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곡지구 입지여건이 좋은 도곡주공아파트는 지난해 가을가격에 비해 최고 4천만원, 최하 2천만원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1억9천만원까지 호가했던 10평형이 요즘은 1억5천만~1억6천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또 2억2천만~2억3천만원의 시세를 보였던 13평형은 1억9천만원에 팔겠다는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랜드 도곡점(576-9966) 박주웅씨는 "저밀도지구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자금난에 쫓겨 내놓고 있는 급매물이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일 암사지구 다른 저밀도지구에 비해 가격이 싼 이 지구내 아파트들도 1천만~2천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동시영1차 11평형은 9천2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시세가 높았으나 요즘엔 8천만~8천2백만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13평형시세도 1억2천만원에서 1억5백만원선으로 떨어졌으며 1억6천만원을 호가하던 15평형도 1억4천만원선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반포지구 입지여건이 좋은 반포주공아파트의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3단지 16평형은 가격이 지난해 최고 1억9천만원까지 올라갔었으나 요즘엔 1억5천5백만원으로 4천만원이나 빠졌다. 25평형도 3억3천만원에서 2억7천만원으로 6천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반포 한양공인중개소(535-0101)의 구창헌씨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지난해에 비해 6천만원까지 낮은 가격에 팔아달라고 주문하고 있으나 사는 사람이 나서지 않아 거래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고덕지구 고덕시영과 고덕주공아파트는 평균 2천만원이상 떨어졌다. 고덕시영 현대아파트는 13평형이 9천5백만원에서 7천8백만원으로,17평형이 1억2천5백만원에서 1억2백만원으로, 19평형이 1억6천만원에서 1억4천만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고덕 주공아파트1,2,3단지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잠실지구 잠실일대 재건축아파트는 잠실주공 2단지 조합총회가 오는 21일 열려 조합장과 임원 정관 시공사를 결정하기로 함에 따라 본격적인 재건축추진기대심리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단지 7.5평형은 1억원선에서 호가가 형성돼있고, 13평형 1억2천만원,15평형 1억7천만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2단지 15평형은 2억8천만~2억9천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컨설팅의 김정훈씨는 "재건축아파트의 소형평형 의무건축비율이 30%에서 20%로 완화돼 큰 평형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등 투자여건이 호전됐다"면서 "가격하락폭이 큰 요즘 급매물을 잘 골라 투자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