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캐는 사람들] 정홍진 <회덕진주양식장 사장>

진주조개에 흠뻑 빠져있는 사람이 있다. 회덕진주양식장의 정홍진 사장(55)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가 진주조개에 손을 댄 것은 10년전의 일이다. 대기업간부사원이었던 그도 봉급생활자들이면 누구나 겪는 갈등으로 20년간 정들었던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는 진주양식업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몸을 던졌다. 그는 경남 통영에서 진주조개에 제2인생을 걸었다. 그는 대기업체 해외파트에서 일하면서 일본을 왕래하다가 이 아이디어를 얻게됐다. 일본에서 성업중인 진주조개양식업을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국내에서 전개한다면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다만 투자회임기간이 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하나의 진주를 얻기 위해서는 매년 2억5천만원씩 최소 4~5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생각을 거듭한 끝에 분업개념을 도입했다. 5년간의 양식과정을 업자들이 단계별로 나누어 맡아, 짧게는 1년만에도 자본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양식업자들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연히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그도 양식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양식기술이 모자라 어렵게 수입한 종묘가 폐사하는 때도 있었다. 96년 겨울에는 양식장에 한류가 들어와 90만 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후에 드디어 국산 양식종묘 생산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8명의 직원과 함께 20만달러어치의 종묘(어린조개)와 진주원주를 수출했다. 올해는 40만달러를 해외에 팔 계획이다. "조개는 24시간 신경을 써줘야합니다. 목욕도 2주에 한번정도 시켜줘야하고요" 정사장은 진주조개가 자식과 마찬가지라며 웃는다. 연락처 (0557)646-6092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