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공단이 비어 있다' .. 기반시설 미비/지원책 없어

국가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수천억원 들여 조성한 국가공단과 지방공단이 기반시설 미비와 정부의 지원책 부재로 수년째 텅텅 빈채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IMF 한파로 최근들어 공단용지를 분양받은 업체들마저 입주를 연기하거나 해약까지하는 사태가 속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토지공사가 7천여억원을 투입, 조성한 부산 녹산국가공단의 경우 전체 1백45만평중 삼성전기 동성기공 대진테크 등 3개사(10만여평)만이 입주한 실정이다. 또 분양받은 3백37개업체(52만평) 대부분이 최근 심각한 자금난 등에다 도로망과 부대시설 미비로 공장건립을 꺼리고 있다. 심지어 올들어 13개업체(5만7천평)가 입주계약을 해약했다. 무더기 해약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토공 부산지사 관계자는 "신규분양계약은 기대하기 힘들며 해약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오는 6월 준공예정인 김천의 구성공단은 24만5천평중 남이중공업(5천6백여평) 단 1개사만이 분양을 받았다. 이에따라 공단측은 입주업종을 33개업종에서 2백43개업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분양가를 30% 인하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나 실효를 거두지못하고 있다. 경북 경산에 14만4천평 규모로 조성중인 자인공단도 작년말 현재 36개 업체만 분양을 신청, 분양률이 44%에 그치는 등 4년째 미분양되고 있다. 게다가 경기침체와 부도로 해약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공단의 본격적인 가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 건천의 건천산업단지도 개발주체의 부도로 7만2천여평중 2만평이 미분양 상태며 대구 성서공단 3차단지도 5만평정도 미분양됐다.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일원 1백29만여평 규모로 조성되는 대전과학산업단지는 현대전자가 48만여평을 분양신청했으나 공사착수를 미루고 있고 나머지는 분양가격이 높아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 91년부터 분양을 시작한 전남 영암군의 대불공단은 현재 분양률이 23%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경쟁력 향상 방침에 따라 분양조건을 무이자 5년 균등상환과 토지대금의 2% 이내인 관리비를 면제하고 공장부지 분양가도 평당 23만7천선에서 18만선으로 내렸으나 경기침체와 목포권의 열악한 기반시설 때문에 분양문의조차 없다. 작년 9월 지방산단으로 지정, 고시된 율촌제2산단 조성공사도 입주업체가 전무해 조성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개발대행사의 부도로 공사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착공조차 못한 공단도 많다. 신호그룹이 대행개발을 통해 조성키로 한 충남 아산시 인주공단 48만6천평은 그룹 자금난으로 착공조차 않고 있어 아산시의 공단조성에도 차질을 빚고있다. 당진군 석문.고대면에 3백63만평규모로 조성예정인 석문국가공단은 지리적입지가 나빠 4년째 입주신청업체가 전무하며 4백90만평의 장항국가공단도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다우코닝사의 한국투자유치 실패에서 보듯국내공단의 국제경쟁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한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