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을 잡아라] (30)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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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는 질이 있다. 나쁜 돈과 좋은 돈이 있다는 얘기다. 자금조달측면에서 좋은 돈은 두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이자가 낮아야 한다. 다음은 대출기간이 길어야 한다. 이 두가지 조건을 다 갖춘 자금이 대통령취임식날인 오늘부터 3월 10일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 전국지부를 통해서 나간다. 이른바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이다. 지원규모는 8천7백억원에 금리는 연 9.5%선. 대출기간은 운전자금이 1년거치 3년상환, 시설자금이 3년거치 8년상환이다. 이 돈은 금리부터가 일반대출보단 8%이상 낮다. 때문에 고금리로 고통을 받는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장사를 하려면 이 돈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조건이 좋은 돈엔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마련. 그래서 남보다 쉽게 돈을 빌리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일반자금은 은행에서 심사하지만 이 자금은 중진공 기업진단팀이 평가한다. 마침 기자가 중진공의 내부심사방법에 대한 자료를 입수한 터여서 이를 공개해보겠다. 이번 자금은 일단 예비재무평가에서 1백점만점에 50점이상을 얻어야 한다. 재무평가는 은행연합회의 "중소기업신영평가표 작성요령"을 적용한다. 이어 본평가에선 총 5백점을 만점으로 평가를 매긴다. 심사후 3백점을 넘어선 기업에 대해 선정위원회에 넘겨 지원업체를 선정한다. 두차례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 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우대점수 항목을 활용해야 한다. 평가할 때 우대를 받는 항목중 가장 우선되는 건 역시 수출비중이다.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수출하거나 외화획득률이 높은 기업은 가산점을 준다. 이번에 우대조항엔 지금까지 없었던 항목이 하나 들어갔다. 바로 여성기업인을 우대하는 것. 이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여성의 사회참여율 확대를 공약으로 내건 덕분이다. 이런 여성우대지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정책이 아니다. 남녀평등이 비교적 잘돼있는 미국에서도 중소기업청(SBA)에서 자금을 빌려줄 때 여성우대를 해준다. 이밖에 중진공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을 이수한 기업은 가산점을 준다. 월드컵관련 상품업체, ISO인증업체, 공제사업기금가입업체들도 우대점수를 받는다. 반면 중소기업범위를 넘어 유예기간에 있는 기업이나 자금추천을 받고 포기한 적이 있는 기업은 감점한다. 지원자금의 종류는 크게 네가지로 구분된다. 제조업기반 구축사업 지식정보(벤처)육성사업 소기업육성사업 자동화시설대여업 등이다. 이들중 제조업기반사업은 시설이 20억원까지, 운전이 5억원까지 빌려준다. 벤처자금은 시설이 10억원, 운전이 3억원까지 가능하다. 필기시험은 답안지를 잘 작성해야 하듯 대출서류도 마찬가지다. 이번 자금은 너무나 많은 업체가 대거 지원하기 때문에 서류의 의존도가 높을 전망이다. 따라서 신청서류를 잘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얻는다. 이번 서류는 모두 14쪽으로 구성된다. 서류마다 꼼꼼히 적는게 기본.영업현황은 95년부터 97년까지 실적을 결산기준으로 하자. 좋은 거래처를 가지고 있으면 높은 점수가 나온다. 납품비중이 큰 대기업위주로 기재해나가자. 설비투자계획은 견적서, 카탈로그설계도면, 규격 등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감점당한다. 공장약도를 잘그려 진단팀이 공장을 찾아오는데 헤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예의. 진단팀과 필요없는 논란을 벌이지 않게 담당직원에게 충분한 언질을 주는 것도 잊지 말자. 이치구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