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교수 특별기고] (2) '구조조정과 거시정책'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은 우리경제가 새로운 성장환경에서도살아남을수 있도록 경제구조를 고치는 것이며 따라서 구조조정의 기본목표는국가경쟁력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당장 해야 할 구조조정의 과제는 다음 세가지로 요약해 볼수 있다. 첫째로 고비용 저능률의 문제를 시정하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임 금리 땅값등 생산요소가격에 있어서 그 어느것도 경쟁력이 없다. 따라서 생산비를 구성하는 이들 생산요소가격들을 경쟁력이 회복될수 있는수준까지 끌어내려야 하며 그러기위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저능률의 원인이 되는 금융을 개혁하고 후진적인 산업조직과 경영구조의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로는 고욕구와 과지출의 관성을 단절하는 일이다. 사회적 만족과 안정은 공급능력과 욕구사이의 균형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우리사회는 이러한 균형이 파괴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성숙 발전단계로의 이행에 따라 공급능력(경제성장)은 감속되고 있는데 국민욕구와 지출은 초기도약단계의 9% 성장시대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바로 국제수지적자 또는 외채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이 오늘날경제위기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고욕구와 과지출의 관성을 다스리는 대책이 필요하다. 끝으로 개방시대에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산업을 세계화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노동 자본 토지 자연자원 등 생산요소의 부존에 있어서 전연 경쟁력이 없을뿐 아니라 기술수준도 낙후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활로는 국제협력에서 찾을수 밖에 없다. 즉 생산요소집약적인 저가재산업은 값싼 노임과 토지를 찾아 우리가 외국에나가야 하고 기술집약적인 고가재산업은 기술선진국을 우리나라에 끌어들여함께 기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협력을 촉진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이와같은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거시정책은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것이가. 우선 올해의 단기적 대응책부터 생각해 보자. IMF와의 협약에 의해 고금리와 초긴축정책이 집행되고 있으며 경제는 불황과 인플레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책방향은 감량조정을 위해 불가피하다 할것이다. 그러나 올해 인플레는 환율과 금리가 주도하는 일회성의 비용인플레이기때문에 고용과 물가사이에 상충관계가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비용인플레는 인위적으로 누를수도 없으며 이것을 누르려 하면 심각한 실업사태를 유발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만은 다소 여유있게 통화를 공급하여 기업도산과 실업을 줄이는 대신 15% 내외의 비용인플레를 허용해야 할것이다. 다음으로 향후 수년간의 거시정책기조는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에 주력하고 5% 이하의 저성장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김영삼정권하에서 긴축안정정책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기에 거꾸로 확대정책을 써서 거품을 불어 넣었던 과오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특히 최대의 정책촛점을 국제수지에 맞춰 매년 1백억달러이상의 경상흑자를내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돼야만 다른 모든것이 풀리게 될것이다. 그러한 긴축안정정책을 쓸 경우 재정과 금융이 어떻게 협조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있다. 금리를 내리게 하고 자금난과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을 더 긴축하고금융은 숨통을 터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재정팽창률은 물가상승의 범위로 묶어 두어야 할것이다. 끝으로 경제개방과 기업세계화를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철폐, 외자유입촉진, 합작투자환경의 조성 등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외국자본의 투자를 환영하고 이에 대한 유인을 마련함과 동시에 외국에 친화적인 사회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