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정치인' 로스 페로, 경영일선 복귀

[ 뉴욕=이학영 특파원 ] 92,96년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 연속 패배를 맞보았던 미국의 "재벌 정치인"로스 페로(67)가 야인 생활을 마치고 최근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페로는 작년 11월 자신의 소유인 페로 시스템즈사 임시 회장으로 복귀, 회계관리 및 신규 수주 등을 직접 챙기는 등 강력한 "중앙집권 경영체제"를 구축했다는 것. 페로는 특히 효율을 중시하는 군사문화에 심취, 회장직에 복귀한 이후 군 출신자들을 집중 채용하는가 하면 전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자서전을 포함한 "필독서적 목록"을 작성해 이행상황을 수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로는 자신의 회장직 복귀 명령으로 작년 상반기 동안 페로 시스템즈사의 매출이 하락한 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회장을 맡고 있던 모튼 메이어슨과 제임스 캐너비노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을 퇴진시킨 것. 이 회사는 페로가 회장에 복귀한 이후 성장세를 회복, 올해 10억달러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캐너비노 전 사장측은 "작년 상반기 회사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그동안의 고도성장에 따른 조정 국면 때문이었을 뿐"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그의 측근 인사들은 "페로는 마치 회사를 난국으로부터 건져낸 듯 자신의 이미지를 과대포장하고 있다"며 "오는 2000년의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하기위한 술수임에 분명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