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면톱] '그린스펀 호재' 미국 달러/주가 급등

다우존스주가지수 9,000, 달러화 1백40엔대 시대-. 25일 미국 금융.외환시장은 그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줬다. 주가는 87.68포인트 오른 8,457.78을 기록, 8,500선돌파를 코앞에 뒀다. 달러화도 1백28.95엔으로 뛰어올랐다. 온통 상승분위기였다. 상승의 직접 도화선은 앨런 그린스펀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하원 청문회발언. "아시아금융위기가 좀 더 투명해질 때까지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금리인상은 없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그는 "내년부터 EU단일통화가 유통되면 달러화는 더욱 귀해질 것", "일본은 경기부양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등 미국 주가와 달러강세를 유도할 만한 발언을 많이했다. 마침 사카키바라 아이스케 일본대장성재무관(차관)이 "일본정부는 내수부양을 위해 감세와 정부지출확대를 요구하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말한 것도 그린스펀의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발언효과는 물론 단기적인 재료.주가와 달러가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미국 금융시장을 짓누르던 이라크전쟁위험 아시아위기 클린턴섹스스캔들 등 "3대 악재"가 걷히자 미국경제의 활황지속이란 "호재"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증시에선 일단 8,500선 돌파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8,500선 돌파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이는 미국경제가 계속 건강하다는 확실한 사인을 해외에 보내는 것으로 추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피터 쿨리지 브린-머레이사 주식중개인)는 말까지 나온다. 달러화도 마찬가지. 일본의 만족스런 경기대책이 없으면 "1백40엔까진 그대로 치솟을 것"(제라스 지온스 DKB수석연구원)이란 전망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경기가 급격한 과열로 치닫아 인플레가 우려될 정도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날 발표된 2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1백38.3)가 68년 10월(1백42.3)이후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과도한 활황"을 경계하는 지표들도 많다. "아시아위기가 미국경제에 예상을 넘는 타격을 가할 경우 금리인하를 검토하겠지만 그 반대의 상황도 이뤄질 수 있다"는 그린스펀의 말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금융.외환시장의 향방을 판가름 내줄 금리인상여부는 오는 3월 31일 결정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