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 영수회담 이모저모

김대중 대통령은 27일 국민신당 이만섭, 한나라당 조순 총재와 조찬.오찬회담을 잇따라 갖고 총리인준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날 조찬회담은 김대통령과 국민신당 이총재, 자민련 박태준 총재,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 참석한 4자회동으로 진행됐다. 회담에 앞서 이총재가 "어제 대통령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각국 원수급 귀빈들을 많이 만나셨는데 굉장히 바쁘셨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김대통령은 "만나니까 만감이 교차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총재가 "다케시타 전일본총리의 연세가 김대통령과 같은데도 일본국회에서 나이로 치면 20번째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라고 말해 웃음이 일기도 했다. 조찬회동은 북어국을 내놓은 간단한 한정식이었고 밀감쥬스가 곁들여졌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날낮 한나라당 조총재와 단독 오찬회담을 가졌다. 김대통령은 회동 예정 시각인 낮 12시30분 정각에 오찬장인 본관 2층 백악실에 들어와 미리 기다리고 있던 조총재와 반갑게 악수했다. 김대통령이 "비가 내리는데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했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조총재는 "상서로운 봄비가 내리는 것같습니다" "행운을 가져올 비인 것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조총재가 오셔서 그런 것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김대통령과 조총재는 간간이 대화를 끊고 침묵을 지켜 김종필총리지명자 인준문제로 냉각된 여야의 불편한 관계를 내비쳤다. 이어 김대통령과 조총재는 세계의 식량난 등을 화제로 잠시 얘기를 나누다 측근들을 내보낸 뒤 곧바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점심식사 메뉴는 대구무우국에 간단한 한정식이었다. 조총재는 김대통령과의 회동시 건의할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노란색 서류봉투 2개를 들고 있었다. .한나라당 조총재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단독 오찬회담을 앞두고 이른 아침부터 당내 의견수렴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총재는 먼저 여의도 전경련회관의 한 음식점에서 이한동 대표 및 당 고문단과 조찬을 함께 하며 김종필 총리 인준문제 등 영수회담에서 거론될 주요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고문들은 총리인준에 대한 당론을 재확인하는 한편 조총재에게 영수회담에서 김대통령에게 총리지명을 재고해줄 것을 건의하도록 요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