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효율적 에인절 활성화 방안 .. 송기재 <산업연구원>

송기재 21세기에는 벤처기업의 발전이 일국의 경쟁력과 산업구조변화의 역동성이 좌우되기 때문에 많은 나라가 생존전략의 하나로 벤처기업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MF시대라는 위기상황에 처한 우리나라는 이 문제가 더욱 절실한 과제가 아닐수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벤처기업이 매스컴의 각광을 받으며 벤처붐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다양한 대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새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향후 5년간 2만개라는 적지 않은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어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을 위한 자금지원 실태를 보면 전통적 벤처캐피털 내지 정부의 다양한 지원기금 등 제도적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험을 통해 볼때 이같은 자금만으로는 기업가)와 벤처기업의 엄청난 자금수요, 특히 창업초기의 자금수요를 충족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미국처럼 개인투자가인 "에인절(Angel)"을 크게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회복에 크게 기여한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은 전통적인 벤처캐피털보다 에인절의 역할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자 많은 나라에서에인절 활성화에 부심하고 있다. 에인절은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업화초기단계(early stage)에 천사처럼 나타나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개인투자가(Business Angel)를 말하며, 역할에 따라 선도 에인절(Lead Angel)과 보조 에인절(Support Angel)로 구분된다. 전자는 50세 전후의 은퇴자들이 많고 후자는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이 중심이다. 에인절의 발생지인 미국에는 현재 1백만명 정도의 에인절이 활동하고 있다. 1996년의 투자규모는 금액기준으로 벤처캐피털의 5배에 달하는 2백억달러를상회하였으며, 투자건수는 5만건 정도로 벤처캐피털의 20배나 된다. 이처럼 에인절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은 에인절 탄생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96년말 클린턴 대통령이 "에인절 전자망"(ACE-Net)개설을 직접 선언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도입초기에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인절은 경영의 투명성제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회계제도의 조기확립,사외이사 등 인적 지원활용 등을 통해 벤처기업의 경영에 매우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에인절의 활성화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산업구조 조정의 촉매제,중소기업의 활성화및 대기업과의 협력촉진, 유휴자금의 산업자금화 촉진,고용창출촉진 등 다방면에서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벤처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하고 에인절 투자조합에 대한 조세특혜부여 등 제도정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이와함께 "무한 에인절 클럽"등 4~5개의 에인절 클럽이 탄생하면서 에인절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에인절이 우리나라에 소개된지 불과 2년만에 이 정도로 발전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나, 에인절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조합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에인절 육성방향이 장기적으로는 벤처속성에 보다 부합한 비조합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에인절이 활성화되어 벤처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가지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현재 에인절 투자조합에 한정되어 있는 세제혜택을 일정한도에서라도단독 개인투자가에게도 확대 적용하고 코스닥시장 활성화, 에인절 투자촉진법제정 등 과감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둘째 코리아 에인절인터넷(KAI-Net, 가칭)을 개설, 운영함으로써 에인절과 창업희망자간에 효율적인 만남의 장을 극대화할수 있다. 셋째 기존 에인절 클럽간의 네트워크화를 통해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넷째 에인절 투자는 리스크가 큰 만큼 이 분야의 특수한 노하우를 적극 도입토록 한다. 이스라엘의 벤처산업이 빠른 속도록 발전하는 데는 기술력 외에도 미국 수준의 리스크 관리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섯째 에인절의 부족한 기술력 사업성평가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에인절 클리닉"(가칭)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에인절에 대한 홍보강화와 함께 창의를 중시하고 개인재산의 사회기부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문화적 풍토가 조성되어 창업문화가 창달되도록 교육및 상속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