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감봉...'씀씀이 알뜰해졌다'..지난해 가계수지 동향
입력
수정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체제하에서 실업자가 크게 늘고 소득이 감소하면서 가계씀씀이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작년 도시근로자의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지난 80년대 초반 오일쇼크때를 방불할 정도로 수입과 지출여건이 악화돼 있다. 소득이 줄었다=작년 도시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은 2백28만7천원으로 96년의2백15만3천원에 비해 6.3% 늘어났다. 이는 지난 73년의 소득증가율 6.0%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7%로 지난 81년(1.0%)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특히 IMF체제가 시작된 작년 4.4분기에는 소득증가율이 0.6%, 실질소득증가율이 마이너스 4.4%를 각각 나타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직과 감봉의 여파를 실감케 했다. 소비도 줄었다=작년 월평균 소비지출은 1백45만8천원으로 전년(1백39만5천원)에 비해 4.2% 증가, 지난 63년 통계작성이후 최저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0.3%로 오일쇼크를 겪었던 지난 80년(6.0%)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작년 4.4분기의 명목소비지출 증가율은 사상처음으로 마이너스 0.8%를기록했다. 흑자율은 높아졌다=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은 2백6만4천원으로 전년에 비해 6.1% 늘어났으며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61만5천원으로 전년보다 11.0% 증가했다. 이에따라 가처분소득에 대한 흑자액의 비율인 흑자율은 29.6%로 전년의 흑자율(28.3%)보다 오히려 좋아졌다. 이는 소득증가율이 크게 둔화됐음에도 불구, 소비지출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증가수준을 나타내는 한계소비성향은 49.0을 기록, 96년의 77.5에 크게 못미쳤다. 교육비.보육료 지출이 줄었다=월평균 교육비지출은 14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하긴 했으나 지난 96년의 증가율 18.7%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특히 4.4분기에는 지난 80년(0.9%)이후 처음으로 줄어 마이너스 2.8%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 소득감소에 따른 가정용기기와 주방용품 등 가사용품지출도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외식비와 통신비는 늘고 있다=월평균 식료품비는 41만7천원으로 전년에 비해 5.1% 증가, 96년의 증가율 11.4%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외식비는 15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13.6% 증가해 외식풍조는 여전한것으로 나타났다. 또 PC통신 가입자와 휴대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통신비용도 크게 늘어났다. 한달 평균 통신비는 3만4천원으로 전년보다 20.0% 증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