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너무 낙관적인 흑자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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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엊그제 발표한 향후 거시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0.9%로 어둡게 전망한데 비해 올해 경상수지흑자를 2백53억달러로 상당히 낙관적으로 본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아울러 KDI는 구조조정이 위기탈출의 관건임을 지적하는 한편, 부실채권과 금융경색을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는 KDI의 경제전망및 대응방향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지만 국제수지전망을 낙관한 점에는 의견을 달리한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워낙 유동적이고,거시경제의 주요목표인 경제성장 국제수지균형 물가안정 등이 환율 금리 임금 땅값 등의 변수동향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보이게 마련이지만 국내외 여건이 썩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경제가 직면한 외환-금융위기는 주요산업의 과잉설비와 낮은 생산성,그리고 지나친 차입경영으로 인한 부채부담이 근본배경이며, 한보 기아 등의 부도이후 급격히 악화된 외화유출과 금융경색이 직접적인 계기인 것은 누구나인정하는 점이다. 원화환율의 폭등에 따른 수입물가상승 및 불황이 겹친데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은 이미 피할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처음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1%대보다 낮은 마이너스로 전망했다는 점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전혀 엉뚱한 전망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올해 경상수지흑자를 2백53억달러로 추정한 것은 상당히 낙관적인 감이 든다. 지난해 11월이후 경상수지흑자가 계속되고 있고 지난 1,2월의 경상수지흑자는 이례적이기 조차 하지만 금수출의 영향 및 자본재와 원자재수입이 크게 줄어든 탓이 크다. 실제로 수출은 물량기준으로 17~18%,금액기준으로 7~8% 늘어난데 그쳤으며 아직 수출증가세가 괄목하지는 않다. 물론 평가절하에 따른 수출증대가 가시화되려면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의 시차가 걸림으로 수출증대에 따른 경상수지흑자가 얼마나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수출시장과 환율움직임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겠다. 통화위기로 인해 우리수출의 주력시장인 동남아경제의 수요가 부진한데다 최근의 반도체 덤핑판정에서 보듯이 유럽과 미국 등 선진권이 우리수출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인도네시아사태 및 중국의 위앤화 평가절하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수출대금회수를 자신하지 못하고 수출을 꺼리는 현상이 장기화될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동남아 중국 일본 등에서의 외부적인 충격이 없어야 하며 내부적으로는 단호한 구조조정과 외자유치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구체적으로 고금리가 지속되고 구조조정이 부진할 경우 외환-금융위기가 언제든지 재발할수 있는 만큼 환율과 금리를 안정시키고, 중소기업이나 건설 유통 등 내수부문의 부도사태를 빨리 진정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